우리나라에는 유독 특별한 식습관과 음식 문화가 있어요. 그 중에서도 외국에서는 거의 쓰레기로 취급받지만, 한국에서만큼은 “국민안주”로 불리는 독특한 식품이 있습니다. 바로 ‘골뱅이’입니다. 골뱅이는 서구권에서는 거의 먹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술안주로 인기가 많아 대부분의 수입 물량을 소비하고 있어요. 그 배경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한국인이 사랑하는 골뱅이, 외국에선 왜 안 먹을까?

영국은 골뱅이 어획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정작 영국인들은 골뱅이를 전혀 먹지 않아요. 한 영국인 어부는 “영국인들은 골뱅이를 먹지 않는다. 우리는 오로지 한국인들을 위해 바다에 나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영국에서는 이 골뱅이가 그저 바닷속 생물 중 하나일 뿐, 특별히 식재료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죠.

골뱅이가 한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1980년대 후반부터입니다. 당시 골뱅이 무침이라는 새로운 안주가 등장하며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어요. 새콤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골뱅이의 식감이 만나면서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곧 국민안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 소비량 90%, 외국산 골뱅이가 대다수

골뱅이는 한국, 프랑스, 일본에서만 생산되고 소비되는 식품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된 골뱅이의 90%가 한국에서 소비되고 있어요. 국내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동해에서 골뱅이 어획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이제는 주로 아일랜드,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산 골뱅이가 가장 많이 수입되고 있는데요, 국내 골뱅이 식품사 관계자는 “영국산 골뱅이가 크고 쫄깃한 식감이 좋아서 수입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어요. 영국 현지에서는 쓰레기로 여겨지지만, 한국에서는 이토록 사랑받는 음식이라는 점이 참 흥미롭죠.

영화 <괴물> 속 골뱅이, 외국인들에게는 충격적?

골뱅이를 전혀 먹지 않는 국가에서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 속 골뱅이 먹방이 신기하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괴물>에서 배우 송강호가 골뱅이를 먹는 장면을 본 외국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해요. 골뱅이를 어획하는 한 영국인 어부는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며 “할머니 발톱 맛이 난다”고 표현하기도 했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골뱅이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양념의 조화가 술안주로 제격이라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골뱅이 무침이 빠질 수 없는 메뉴로 자리잡고 있어요.

일본과 프랑스에서의 골뱅이 소비

한국과 가까운 일본에서도 골뱅이를 소비하긴 하지만, 한국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아요. 대체로 아이치현 일부 지방에서나 먹는 수준으로, 전국적으로 인기를 끄는 음식은 아닙니다. 프랑스에서는 골뱅이와 식감이 비슷한 달팽이를 요리해서 먹는 문화가 있죠. 그래서인지 프랑스인들은 골뱅이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다고 해요.

서구권에서는 골뱅이가 아시아에서 정력제로 유명하기 때문에 먹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골뱅이의 건강 효능보다는 맛과 그 특별한 식감 때문에 즐기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골뱅이 무침은 새콤달콤한 소스 덕분에, 처음 먹어본 외국인들도 예상보다 맛있다며 호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알려질까?

최근에는 한국의 음식과 문화가 세계 곳곳에 알려지면서 골뱅이의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예전에는 단순히 먹지 않는 해산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생각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심이 늘어나고 있죠. 특히 스페인이나 모로코처럼 달팽이를 즐겨 먹는 문화가 있는 나라에서는 골뱅이 역시 호기심 있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한국에서 국민안주로 사랑받고 있는 골뱅이, 외국에서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매력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특별한 안주가 한국을 넘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