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에 느긋하게 즐길 시간을 놓쳐, 간식으로 급하게 허기를 달래 본 경험 있으신가요? 가방 속에서 슬며시 꺼낸 과자 한 조각, 혹은 거리의 빵집에서 산 바게트를 손에 들고 피렌체의 아름다운 광장을 거닐며 먹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그런데 이런 여유가 불법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피렌체와 로마, 거리에서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여행 중 자유롭게 음식을 즐기는 일은 흔하지만, 이탈리아의 특정 지역에서는 꽤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피렌체와 로마의 스페인 광장이 그렇습니다. 이곳들에서는 관광지 주변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규정을 어길 경우 최대 500유로, 우리 돈 약 65만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수 있어요.

로마의 스페인 광장은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장소입니다. 오드리 햅번이 계단에 앉아 젤라또를 먹던 명장면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많은 관광객들이 그 장면을 재현하고 싶어 하며 아이스크림을 들고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했지만, 이러한 행동들이 계단에 얼룩과 쓰레기를 남기면서 문제가 커졌습니다. 결국, 이곳에서 음식을 먹거나 계단에 앉는 행위가 금지되었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내야 합니다.

피렌체도 마찬가지로, 주요 관광지인 네리 거리, 우피치 광장 등 시내 중심의 일부 지역에서는 길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피렌체의 관광 당국은 정오부터 오후 3시, 그리고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단속을 시행하며, 도시 미관을 해치는 행동을 방지하고자 하고 있어요.

예절의 천사들, 그리고 벌금의 이유

여행객들이 피렌체에서 음식을 먹다 벌금을 물지 않도록 돕는 사람들, 이른바 ‘예절의 천사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관광지를 존중해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적힌 조끼를 입고 주요 관광지를 돌며 관광객들에게 규칙을 안내하고 있어요. 벌금이 부과되는 상황을 피하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규칙을 모르는 관광객들이 많아 벌금이 부과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피렌체 당국은 도시 미관과 유적 보호를 위해 이러한 규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합니다. 관광객들이 길에 남긴 쓰레기들이 도시를 오염시키고, 유적의 아름다움을 해친다는 이유에서죠. 이런 규정은 비단 피렌체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점점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야외에서 간단히 한 끼를? 그럼 어디서 먹어야 할까

그렇다면 관광객들은 어디서 음식을 먹어야 할까요? 피렌체와 로마 등 주요 관광지 주변에는 카페와 식당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간단한 카푸치노 한 잔의 가격이 12유로(약 1만 6천 원) 정도인 경우도 흔하죠. 이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야외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입니다.

물론 이러한 규정이 너무 과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여행객들에게 야외에서의 자유로운 식사를 금지하고, 비싼 카페를 이용하도록 권하는 것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죠. 반면, 도시의 이미지를 지키고 지역 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피렌체를 여행하며 꼭 기억해야 할 것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여유롭게 도시를 탐험하다 보면 간식을 꺼내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피렌체와 같은 이탈리아의 주요 관광지에서는 간단한 과자나 빵조차도 길에서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해요. 여행의 자유로움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장소를 지키고자 하는 지역의 규칙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행은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그곳의 규칙을 존중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피렌체나 로마를 방문하실 때에는 주변 카페나 지정된 공간에서 음식을 즐기며, 현지 규정을 잘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아름다운 도시와 그 유적들을 오래도록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이 필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