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봄바람과 함께 전남 영암의 100리 벚꽃길이 분홍빛으로 물들면, 이곳에서는 단순한 꽃놀이가 아닌 역사와 전통 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축제가 펼쳐집니다. 백제 시대의 학자인 왕인을 기리는 유적지부터 지역 고유의 민속 공연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까지, 영암왕인문화축제는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봄 명소입니다.
100리 벚꽃길

영암군 군서면에 위치한 벚꽃길은 봄이 되면 길게 뻗은 도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터널처럼 이어지며 장관을 이룹니다. 꽃이 만개할 시기에는 분홍 물결이 바람에 흩날리며,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루 중 햇살이 가장 부드러운 오후 시간대에는 벚꽃잎의 투명한 빛깔과 산들바람이 어우러져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벚꽃길 인근에는 가벼운 간식부터 푸짐한 지역 음식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있어, 산책 중간중간 기분 좋게 쉬어갈 수 있습니다. 봄 소풍을 계획하신다면 미리 돗자리와 음료 등을 챙겨 마음에 드는 풍경 앞에서 잠시 머무르는 것도 추천합니다.
왕인박사유적지
벚꽃길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백제 시대 학자 왕인의 탄생지인 왕인박사유적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유적지는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후 복원 작업을 거쳐 현재는 영월관, 봉선대, 사당, 전시관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왕인박사가 일본에 유학을 전파하고 문화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업적을 기리는 제사도 해마다 이곳 사당에서 열립니다.
유적지 내부에서는 왕인의 활동상을 담은 전시를 간단히 둘러볼 수 있고, 왕인박사를 기념하는 동상과 책굴(왕인의 책 보관 장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백제 역사의 흔적이 함께 어우러져, 벚꽃을 감상한 뒤 잠시 전통 문화의 숨결도 느낄 수 있습니다.
영암왕인문화축제
매년 봄, 100리 벚꽃길을 무대로 열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유명합니다. 축제 기간에는 퍼레이드와 전통공연부터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는 부스, 왕인박사와 백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 등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젊은 여행객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습니다.
벚꽃길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이 축제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로, 꽃비가 내리는 터널 아래서 행렬이 이어지는 장면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나 역사 퀴즈 이벤트도 곳곳에서 열려, 교육적인 동시에 재미를 놓치지 않습니다.
축제 현장에 가면 영암의 민속문화를 체험할 기회도 주어집니다. 지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거나, 전통 공예품 만드는 간단한 워크숍에 참여해볼 수도 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 벚꽃길을 충분히 누린 뒤, 축제장으로 이동해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몸을 맡기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마무리하며, 영암왕인문화축제는 단순히 봄 풍경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백제 역사의 한 자락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습니다. 영암군청과 영암문화관광재단에서는 매년 축제 운영 정보를 공식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으니, 방문 전 참고하면 더욱 알찬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당신이 영암에서 만날 벚꽃은 평범한 꽃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분홍빛 길을 따라 왕인의 유적을 거닐고, 신명 나는 전통 공연과 체험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봄의 정취에 흠뻑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