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라면을 맛본다’는 슬로건 아래 개최된 ‘2025 세계라면축제’가 5월 2일 부산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 개막했다. 기대 속에 찾은 축제 첫날, 방문객들은 부실한 운영과 준비 부족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뜨거운 물 없는 라면축제”라는 자조 섞인 후기도 등장했다.

이번 세계라면축제는 5월 2일부터 11일까지 총 10일간 진행된다. 입장료는 1인 9,900원이며, 네이버 예약 또는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 축제장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15개국의 대표 인스턴트 라면을 시식할 수 있고, 요리쇼·버스킹·라면 파이터 경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고돼 있었다.
그러나 축제 첫날인 2일 오후 1시경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부대시설 미비와 미완성된 동선, 미흡한 식음 운영에 불편을 겪었다. 라면 부스는 개장 1시간이 지난 시점에도 준비 중이었고, 일부 라면은 박스에서 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다양한 국가의 라면이 전시된다는 설명과 달리 실제 제공된 제품 수는 제한적이었고,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봉지라면을 직접 조리할 수 있는 시설은 마련되지 않았으며, 정수기 역시 막 설치된 상태로 온수가 충분히 데워지지 않아 취식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뜨거운 물이 없어 라면을 못 끓여먹는 축제”라는 현장 반응이 이어졌고, 일부 방문객은 오픈과 동시에 입장했음에도 식사는커녕 컵라면 하나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또한 천막이 설치되지 않은 취식 테이블, 자갈이 깔린 고르지 못한 바닥도 불편 요소로 지적됐다. 현장을 방문한 한 시민은 “플랫슈즈를 신고 갔다가 실시간 지압을 체험했다”며 운동화 착용을 강력히 권했다. 안내 부재로 인해 쓰레기통 위치, 나무젓가락 비치 장소 등을 일일이 요원에게 물어야 했다는 후기까지 이어졌다.
주차장은 오시리아 인근 공터를 활용해 비교적 넓게 마련됐지만, 일부 구간은 사설 유료 주차로 운영돼 주차요금 부담이 추가됐다. 셔틀버스는 오시리아역에서 운영 중이지만, 안내 표지와 운행 간격이 명확하지 않아 처음 찾는 방문객에게는 다소 불편한 구조였다.
이와 관련해 축제 측은 어린이날 연휴를 기점으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세계라면축제는 분명 흥미로운 콘셉트를 가진 행사다. 하지만 “라면 축제에 라면을 제대로 못 먹는다”는 방문 후기처럼, 축제의 기본을 놓치면 소비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 향후 남은 일정에서의 운영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