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눈부시게 하얀 설경과 포근한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여행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저 추위를 피해 실내에만 머무르기보다, 겨울 특유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장소들이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본문에서는 잊지 못할 설경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전국의 겨울 명소 여섯 곳을 소개한다.
삼양 라운드힐
평창 대관령에는 드넓은 초지와 언덕이 장관을 이루는 삼양 라운드힐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아시아 최대 규모인 600만 평에 달하는 초원 풍경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름에는 푸른 목초지가 펼쳐진 시원한 전경으로, 겨울에는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언덕이 마치 해외의 눈꽃 마을을 연상케 한다.
삼양 라운드힐은 대관령 일대에서도 해발이 높은 편이어서, 하룻밤 사이에 눈이 소복이 내리면 몽환적인 눈 풍경이 펼쳐지곤 한다.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들이 몰리는 이유도 이 특별한 풍경 때문이다. 목장 내에서는 가파른 구간을 건너뛸 수 있도록 차량 투어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설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목장 체험장에서는 양, 토끼 등 다양한 동물을 가까이에서 보고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어, 추운 날씨 속에서도 정겨운 목장 문화를 누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삼양 브랜드 특유의 유제품을 이용한 농장 시그니처 간식을 맛보는 것도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평창 시내에서 자가용으로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편이며, 버스 이용 시에는 대관령 터미널에서 택시나 셔틀 차량으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겨울철에는 노면이 미끄럽기 쉬우므로, 차를 몰고 간다면 스노체인 등 안전 장비를 꼼꼼히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발왕산 케이블카
평창에서 또 다른 눈부신 설경을 자랑하는 곳은 발왕산 케이블카로 유명한 발왕산이다. 국내에서 열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알려진 발왕산은 해발 약 1,458m로, 정상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설경이 압도적이다. 등산로를 따라 직접 올라가는 이들도 있지만, 발왕산의 핵심 매력은 국내 최장 길이로 알려진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겨울 산 풍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케이블카 탑승 중에는 대관령 일대의 굽이진 능선과 겨울 햇살에 반짝이는 설산 전망이 시시각각 펼쳐진다. 단 18분 만에 정상에 도달해도, 정작 케이블카 안에서의 풍경은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도착 후에는 정상 부근에 마련된 스카이워크로 이동해 사방으로 탁 트인 360도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발왕산 가든 데크길을 따라 설원을 한가로이 거닐며, 맑은 공기와 함께 겨울 산행의 묘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덕분에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연인들, 사진 마니아들까지 폭넓은 이들이 발왕산을 겨울 필수 코스로 꼽는다.
남이섬
경기도 가평에 위치해 있으나, 춘천이나 서울에서도 비교적 가까워 주말 여행지로 인기를 끄는 남이섬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겨울에는 눈 쌓인 메타세쿼이아 길과 나무숲 사이를 거닐며 새하얀 동화 속 섬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남이섬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지면서 관광 명소로 급부상했지만, 단순히 풍경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겨울놀이를 위해 눈썰매장이나 동화를 모티프로 한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어, 가족끼리 방문해도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곳곳에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으므로 추운 날씨에 간단히 따뜻한 음료를 즐기며 휴식하기도 좋다. 또한 주차가 번거롭다면 셔틀버스를 이용해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운전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에게는 편리하고, 현지 교통 체증 걱정도 덜 수 있어 더욱 알차게 섬에서의 하루를 보내게 해준다.
포레스트 리솜 스파
겨울 온천이나 스파를 이야기할 때 충북 제천의 포레스트 리솜 헤브나인 스파를 빼놓기 힘들다. 이곳은 울창한 산림에 둘러싸여 있어, 실내외를 오가며 마치 숲속에서 몸을 녹이는 듯한 스파 경험을 선사한다. 노천탕에서 뿜어져 나오는 김과 맑은 공기가 어우러지면, 그 순간만큼은 겨울 추위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포근함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포레스트 리솜 헤브나인 스파는 사상체질별 스파를 비롯해 바데풀, 짐풀, 에너지 스파 등 다채로운 웰니스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혈액순환 개선을 돕거나 피로 해소에 탁월한 온도와 수압을 갖춘 스파들이 구역별로 나뉘어 있어, 원하는 컨셉에 따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주위에는 유명한 의림지나 청풍호 등 제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도 많으므로, 온천을 즐긴 뒤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명소로 이동해 제천의 겨울 정취를 한층 더 만끽하기 좋다.
씨메르 아쿠아스파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씨메르 아쿠아스파는 최근 들어 특히 화제가 되고 있는 스파 겸 워터파크다. 이곳은 유럽풍 인테리어에 한국 전통의 찜질방 문화를 접목한 독특한 공간 구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여러 종류의 풀과 사우나 시설은 물론, 실내 인피니티 풀과 아쿠아 클럽 등이 마련되어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물놀이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케이브 스파라 불리는 동굴형 스파는 어두운 조명과 은은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신비로운 공간에서 온기를 가득 느끼다 보면 도심 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이 금세 풀어지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찜질 스파 구역까지 갖춰져 있으므로, 힐링이 주목적인 여행객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주변에는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워, 항공편 대기 시간이 길거나 해외여행 후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들르는 방문객도 많다.
테르메덴 온천
경기도 이천에 자리 잡은 테르메덴 온천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숲속 노천 온천의 운치를 즐길 수 있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1시간 안팎의 거리라는 점이 많은 방문객에게 매력적인 포인트로 꼽힌다. 겨울이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순간이 한 해의 피로를 깨끗이 씻어주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테르메덴은 동양 최대 규모로 알려진 바데풀이 유명하다. 온천수의 수압으로 전신 마사지를 받듯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물놀이와 온천을 동시에 만끽하기에 좋다. 실내 공간만큼이나 깨끗하고 쾌적하게 관리되는 노천탕에서는 주변의 숲과 겨울 하늘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수영복 착용 구역과 구분된 찜질방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온 가족이 다양한 형태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종합 온천 리조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의 매력은 추운 날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눈 내린 풍경과 따뜻한 온기가 합쳐져야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낭만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번 겨울을 맞아 국내에서 더욱 알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위에서 소개한 여섯 곳을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눈 덮인 목장과 산 정상의 절경부터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스파와 온천까지, 겨울 여행이 줄 수 있는 다채로운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