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의 바다에서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와도 특별한 생선 하나만큼은 매년 놓칠 수 없습니다. 바로 ‘심퉁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도치입니다. 보통 수심이 깊은 곳에서 지내다가 알을 품을 때면 해안 가까이로 올라오는데, 해초 사이에 부화하는 모습이 독특해 현지 어민들에게도 더욱 소중한 겨울 진객으로 꼽힙니다.

도치는 동해안에서 예전부터 겨울철 생계를 책임지던 귀한 해산물이었습니다. 특히 명태가 점점 사라진 뒤로는 새로운 겨울철 대표 생선으로 자리잡았죠. 겉보기에는 못난이 생선처럼 보이지만, 알을 소금물에 씻어 두부처럼 단단하게 굳혀 먹거나 숙회로 즐기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하면 의외로 풍부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귀하디귀한 도치는 제철이 아니면 쉽게 만나기 어렵습니다. 현지 어민들조차 겨울이 지나가면 직접 잡아도 마음껏 맛볼 기회가 적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도치알탕, 도치두루치기, 반건조 도치볶음 등 양양식 가정요리가 전해 내려오는 지금도 겨울이 되면 도치를 찾기 위해 일부러 양양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양양 낙산항
낙산항은 양양 지역을 대표하는 어항 중 한 곳으로, 오랜 시간 동해안의 풍요를 함께 누려왔습니다. 항구에 가면 싱싱한 해산물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수산 시장이 있고, 인근 식당에서도 계절 생선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도치가 올라오는 겨울철이면 현지인들이 직접 잡아온 막 떠온 도치를 일찍부터 거래하기도 해서, 시장 골목이 활기를 띱니다.
낙산항 근처에는 낙산해수욕장도 자리하고 있어, 탁 트인 동해 전경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해질녘에는 부드러운 노을과 함께 어선들이 귀항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때 항구를 걷다 보면 갓 잡은 도치를 분주히 손질하는 어민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낙산사
낙산사는 동해와 인접한 사찰로, 동해안 일출 명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새벽 바다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 많은 여행객이 찾습니다. 사찰 안에는 홍련암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거친 파도 소리에 마음을 내려놓고 싶다면 잠시 머물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낙산사를 둘러보고 나서 인근 식당에 들러 도치알탕 한 그릇 맛보는 동선도 겨울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충청도깜둥이네횟집
도치 전문 요리를 즐겨보고 싶다면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54-20에 위치한 이곳이 눈길을 끕니다. 도치알탕, 도치숙회, 도치볶음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제철 상황에 따라 가격이 3만~5만원 선에서 조금씩 변동됩니다. 메뉴 구성은 단출하지만 제철 해산물의 깊은 맛을 선사해 재방문 의사가 높다는 평이 많습니다.
특히 도치알탕은 흰살 도치와 오동통하게 굳어진 알이 듬뿍 들어가 담백하면서도 풍미가 진한 국물이 일품입니다. 숙회로 먹는 도치 역시 남다른 식감이 특징인데, 점액질을 깨끗이 제거한 뒤 적당히 삶아내면 쫄깃쫄깃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서 별다른 양념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만약 생선 비린내를 민감해하는 편이라면, 미나리나 파 등 향긋한 채소를 곁들이면 더욱 깔끔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주변 여행 정보
양양은 동해안과 가까워 해수욕이나 해변 산책을 즐기기 좋으며,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같은 역사적 명소도 있습니다. 차량을 이용해 하조대 전망대까지 이동하면 수려한 해안 절벽과 함께 동해의 드넓은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양양까지는 대중교통이나 자가용 모두 접근이 비교적 편리합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양양까지 직행 노선이 운영되며, 자차로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비교적 빠르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항구 인근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나 성수기에는 혼잡할 수 있어 조금 일찍 출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양양 일대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특히 겨울에 들르면 한껏 차가워진 동해 풍경과 함께 동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도치요리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더욱 낭만적인 기억을 안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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