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의 한 시장골목에는 95세 주인장이 직접 만든 강정 향기가 가득하다. 젊은 시절부터 손맛으로 가족을 돌봐온 손주희 할머니는 어느새 이 지역의 숨은 명인으로 불릴 만큼 맛깔스러운 강정을 선보이고 있다. 이 집만의 비결은 달콤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조청에 있다. 이틀 동안 정성으로 졸여낸 조청을 사용해 끈적이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난 강정을 완성해 낸다고 한다.

시장에서 대모로 불릴 정도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손주희 할머니는 자식 일곱을 키워내며 맞닥뜨렸던 고단함을 강정으로 이겨냈다고 전한다. 결코 쉽지 않았던 삶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매일 새벽이면 불을 지피고 강정을 준비해 왔다고 한다. 현재는 딸과 함께 일터를 지키며,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철학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MBC ‘오늘N’에도 소개된 이곳을 찾은 이들은 고소한 강정 맛뿐 아니라, 할머니의 유쾌한 기운에 매료되어 계속 찾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 특유의 활기와 잘 어울리는 강정의 달콤한 풍미가 관광객은 물론 동네 주민들의 발걸음까지 사로잡고 있다는 소식이다.
해인식품 찾아가는 방법
해인식품은 부산 수영구 과정로61번길 4에 위치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수영구 일대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시장 골목 안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지 주민들과 상인들의 안내를 받으면 더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해인식품에서 만나는 볼거리
이곳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 강정을 새로 튀기고 버무리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큰 가마솥에서 은은하게 끓고 있는 조청의 풍미가 진하게 퍼지면, 할머니와 딸이 호흡을 맞춰 작업을 시작한다. 튀겨낸 곡물을 재빠르게 조청과 버무려 모양을 잡는 모습이 마치 하나의 공연처럼 느껴진다.
강정 종류도 다양해 10가지가 넘는 재료들이 사용되는데, 땅콩이나 깨 같은 고소한 재료부터 특별한 맛이 나는 곡물까지 골고루 준비되어 있다. 하나하나가 바삭하면서도 달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평이 많다.
주변 관광지
수영구에 머무는 여행객이라면 가까운 광안리 해수욕장이나 수영만 요트경기장 등을 함께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푸른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가벼운 산책을 즐기거나, 다양한 해양 레저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또 시장 근처에는 각종 맛집과 카페가 많아, 강정으로 간단히 속을 채운 뒤 주변 골목을 산책하는 코스도 좋다.
이처럼 해인식품은 단순히 강정만 파는 곳이 아니라, 세월이 녹아 있는 정성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오랜 인생 경험과 가족을 위해 일해 온 마음이 담긴 강정 한 입에는 달콤쌉싸름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여행 중 색다른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시장 골목 어귀에 작은 간판을 단 해인식품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의 정겨운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공간에서, 삶의 지혜가 담긴 강정 한 봉지를 맛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