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색다른 쉼터를 찾는 이들에게 식물원은 더욱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유리온실을 가득 채운 푸른 식물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건물 밖과는 전혀 다른 따뜻한 기운이 감돈다. 연인과의 데이트는 물론, 가족 단위 방문객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어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코스가 될 것이다. 서울 곳곳에는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식물들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네 곳의 대표적인 실내 식물원이 있다.
서울식물원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9시 30분부터 17시 또는 18시까지(계절별 상이, 월요일 휴관)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서울식물원은 9호선 마곡나루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로 접근성이 좋아 뚜벅이 여행객에게도 편리하다. 건물 외관부터 오목한 접시 모양의 독특한 온실 구조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내부에는 열대와 지중해 기후대의 다채로운 식물들이 공존한다. 특히 알록달록한 꽃들과 고풍스러운 유럽식 조경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온실은 주제원으로 불리는데 생태학적 학습 효과가 높은 프로그램을 종종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자연·식물 관련 책을 소개하는 독서 프로그램이나 생태체험 프로그램 등 연령대별로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주제원을 돌아본 후에는 식물원을 둘러싸고 있는 공원을 거닐며 인근 마곡나루생태공원을 함께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서울숲 곤충식물원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1가 685-715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시부터 16시 또는 17시까지(계절별 상이, 월요일 휴관)
무료 입장
서울숲 한가운데 자리 잡은 서울숲 곤충식물원은 오래전 정수장의 급속여과지 건물을 재활용해 만든 곳으로, 100여 종의 열대 식물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온실이다. 식물 생육환경을 한층 더 쾌적하게 가꾸어 레몬트리, 티트리 등 다양한 초목을 새롭게 심었으며, 실내에 작은 폭포가 흘러내리는 등 아늑한 정취가 물씬 풍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관엽식물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육지거북, 곤충, 민물고기 등 다양한 수중 생태를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식물원이 자리한 서울숲 내에는 사슴사육장이나 야외정원, 장미원 등도 고루 갖추어져 있다. 한적한 숲길을 따라 산책하고, 식물원에서 특별한 생태 체험을 곁들여 풍성한 데이트 코스로 완성해보자.
창경궁 대온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내부)
매일 9시부터 20시 45분까지(월요일 휴관)
만 25세부터 64세까지 1,000원, 그 외 무료입장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에 지어진 한국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건축미와 역사적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궁궐 한편에 자리한 이곳은 서양식 철골구조와 한국 궁궐의 전통미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내부에는 열대지방의 관상식물과 우리나라 희귀목의 후계목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귀중한 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대온실을 관람하며 창경궁의 전통적 풍경까지 함께 감상하면 고궁 산책의 낭만이 한층 깊어진다. 저녁 무렵, 온실 외관에 은은한 조명이 켜지는 시간대에는 유리 건물이 빛을 받아 더욱 신비로운 모습을 띤다. 궁 내부를 천천히 걸어본 후, 궁 밖의 종로 일대를 살짝 둘러보는 코스를 곁들이면 서울의 옛 정취와 근대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서울대공원 식물원
경기도 과천시 대공원광장로 102
서울대공원 입장 후 관람 가능
서울대공원 식물원은 서울랜드와 인접해 있어 놀이공원, 동물원, 산책 코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종합형 관광지로 손꼽힌다. 내부에는 사막관, 열대1관, 열대2관, 온대관, 식충식물관 등 5개의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으며, 선인장부터 공기정화 식물, 파리지옥 같은 육식성 식물까지 매우 다양한 종류가 전시된다.
특히 입장객들의 시선을 끄는 곳은 ‘특이식물’ 코너다. 여기서는 손을 대면 잎을 오므리는 미모사, 곤충을 잡아먹는 파리지옥, 소리에 반응하는 무초 등 신비로운 식물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 아이들도 심심할 틈이 없는 체험 요소가 많아 가족 나들이나 실내 데이트 모두에 적합하다. 넓은 공원을 한 바퀴 돌며 놀이시설과 동물원까지 즐긴다면 하루 일정이 알차게 채워질 것이다.
식물원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분위기를 갖추어, 도심 속에서 이국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대표적 장소가 되었다. 연인과 함께 호젓한 온실 산책을 즐기거나, 가족들과 교육적 체험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 네 곳 중 한 곳을 골라보자. 어디를 선택하든, 초록빛 풍경 속에서 한껏 여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관람 정보와 예약 안내는 각 식물원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사진 출처 = 한국관광공사, 네이버 플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