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많고 북적인 곳 말고, 조용히 꽃길만 걷고 싶다.” 그런 바람이 있다면 지금 서산 인지면으로 향해보자. ‘쉼이 있는 정원’은 그 이름처럼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쉬어갈 수 있는,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정원이다.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 산자락에 자리 잡은 이 정원은 한 의사가 고향에 돌아와 20년 넘게 직접 가꾼 공간이다. 정원 전체는 튤립, 철쭉, 영산홍을 비롯해 수십 종의 봄꽃과 나무로 조성돼 있으며, 5월을 맞아 지금이 가장 화려한 시기를 맞고 있다.
꽃들이 만개한 산책로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숲길과 함께 구성되어 있어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 마치 숲을 걷는 듯한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길을 걷다 보면 다양한 화초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지고, 발길이 멈추는 곳마다 작은 꽃밭과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정원 중심에는 약 650㎡ 규모의 온실도 마련돼 있어, 계절마다 다른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열대식물과 이국적인 꽃들을 실내에서도 감상할 수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쉼이 있는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모든 자연 속 산책이 ‘카페 한 잔’이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1인 1음료 주문으로 자유롭게 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 카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수요일은 정기 휴무다.
카페는 정원 입구에 위치해 있으며, 커피와 허브티, 과일음료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야외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꽃과 숲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단순히 마시는 공간을 넘어,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정원 외곽에는 전망대도 마련돼 있어, 서산 시내와 인근 산자락을 내려다볼 수 있다. 특히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꽃밭이 어우러지는 순간은 사진으로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장면이다.
교통 접근성도 좋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IC에서 차로 15분 내외 거리로, 서산 시내나 천수만, 간월도 등의 관광지와도 가까워 여행 동선에 부담 없이 포함할 수 있다. 인근에는 부석사, 도비산 등 자연과 역사문화 명소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하루 여행 코스로 적합하다.
지금, ‘쉼이 있는 정원’은 튤립과 철쭉이 가장 화려한 순간을 맞고 있다. 화려한 봄꽃의 향연과 조용한 숲길이 어우러진 이 정원은, 떠들썩한 축제보다 차분한 힐링을 원하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다.
일상의 속도에서 잠시 내려와, 자연이 주는 속도로 걷고 싶다면. 커피 한 잔과 함께 떠나는 이 정원 산책은 5월의 가장 평화로운 하루를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