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누그러지고,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벚꽃 여행이다. 서울의 여의도부터 경주·진해·전주까지, 한국에서 봄철 벚꽃을 만끽하기 좋은 네 곳을 선정했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아래서 산책하고, 지역 특유의 풍경과 문화를 함께 느끼며 잊지 못할 봄날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

벚꽃놀이를 논할 때, 여의도 윤중로를 빼놓을 수 없다. 서울 도심 한복판이지만, 매년 봄이면 한강변을 따라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윤중로 일대에는 수백 그루의 벚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어, 천천히 걸으며 꽃비를 맞을 수 있다. 시민들은 물론이고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터라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밤에는 조명이 들어와 한강과 함께 더욱 로맨틱한 무드를 자아낸다. 인근에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아, 하루 코스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경주 보문호 벚꽃길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주는 벚꽃 시즌이 되면 특별한 매력을 더한다. 그중 보문호 벚꽃길이 대표적인 명소다. 고요하게 펼쳐진 호수와 분홍빛 벚꽃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봄 풍경을 선물한다.
호수를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천천히 걷다 보면 마음까지 차분해진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호수 위로 떨어진 꽃잎이 물결에 띄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 풍경만으로도 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진해 군항제 벚꽃길
진해는 국내 벚꽃 여행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4월 초에 열리는 진해 군항제는 전국 최대 규모 벚꽃 축제로, 도시 전체가 분홍빛으로 물든다.
가장 유명한 스폿은 단연 여좌천 벚꽃길. 이곳을 배경으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촬영될 만큼, 굽이치는 개울과 늘어선 벚나무가 만드는 풍경이 압도적이다. 축제 기간에는 군악 의장 행사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사람이 몰리는 시기이므로 교통이나 주차 문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전주 한옥마을 벚꽃길
전주의 한옥마을은 우리 전통 가옥과 골목 풍경으로 유명하지만, 벚꽃이 더해지면 독특한 봄 정취가 완성된다.
한옥 지붕 사이사이로 내리는 꽃잎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시내 중심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조용한 벚꽃길을 발견할 수 있어, 북적이는 도심과는 다른 한적함을 누릴 수 있다. 한옥마을의 풍부한 먹거리, 전통차, 그리고 길거리 공연을 함께 즐기면 봄 여행의 감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윤중로, 보문호, 진해 군항제, 전주 한옥마을은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마다 수많은 여행객을 불러들이는 국내 대표 벚꽃 명소다. 각각의 장소가 가진 역사·문화·자연과 벚꽃이 어우러지면서, 봄을 실감할 수 있는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꽃놀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일정과 개화 시기에 맞춰 가볼 만한 이들 장소를 미리 체크해 두자. 어딜 가든 봄바람과 함께 흐드러지는 벚꽃을 만끽하며, 새로운 계절이 주는 설렘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