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의 마이산은 다른 지역의 벚꽃이 모두 졌을 무렵 화사한 꽃길로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고지대 특유의 큰 일교차 덕분에 전국에서 가장 늦게 봄꽃이 개화하며, 탑사와 탑영제 일대에 피어난 벚꽃나무들이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마이산은 해마다 70만 명 이상의 여행객이 찾는 국내 대표 벚꽃 엔딩 명소다. 특히 마령면 동촌리 이산묘에서 탑사까지 이어지는 약 2.5km 구간은 봄이 끝나갈 무렵에도 분홍빛 꽃잎이 우거져, 마치 꽃터널을 걷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의 벚꽃은 주로 야생 산벚나무로, 정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덕분에 한층 더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봄이 늦게 머무는 마이산은 고원 기후와 큰 일교차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벚꽃이 한참 늦게 피어난다. 다른 도시에선 벚꽃이 이미 떨어지고 나서야 만개하는 덕분에, 마지막 봄꽃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숨겨진 보석 같은 역할을 한다. 수령 20~30년의 산벚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눈길 가는 어느 방향에서도 화사한 꽃비를 만끽할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이 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목적지인 마이산 탑사로 향하면서 자연석을 하나하나 쌓은 80여 기의 돌탑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 돌탑들은 창건주가 오랜 기도와 염원으로 완성한 결과물이다. 최대 높이 13m가 넘는 돌탑이 신비로운 경관을 선사하며, 보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탑사 아래쪽의 탑영제는 마이산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을 담아 만든 인공호수로, 수면 위에 마이산 봉우리가 거울처럼 비치는 곳이다. 이 호숫가 주변에도 벚꽃나무가 늘어서 있어, 벚꽃 그림자와 봉우리 반영이 한데 어우러진 환상적인 장면을 볼 수 있다. 어느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면, 봄볕 속에서 여유롭게 쉬기에도 제격이다.
마이산의 진짜 묘미는 사찰 풍경과 돌탑, 그리고 고즈넉한 산세가 어우러져 하나의 복합 관광지를 이룬다는 점이다. 산약초타운과 전시관, 홍삼스파, 홍삼빌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어, 당일치기든 1박 2일이든 다양한 일정으로 방문하기 좋다. 꽃놀이뿐만 아니라 주변의 자연과 문화 콘텐츠를 함께 체험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마이산 남부주차장까지는 진안읍에서 운행하는 버스나 전주역에서 연결되는 대중교통 편이 있으며,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벚꽃 개화 시기마다 탑영제 풍경이 달라지므로 떠나기 전 진안군 관광안내소를 통해 최신 정보를 확인하면 더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4월 말이면 여기저기서 사라진 벚꽃이 마이산에서 다시 절정을 이루며 늦은 봄의 추억을 선물한다. 바쁜 일상에 지쳤다면, 마지막 벚꽃으로 물드는 마이산을 찾아 봄의 엔딩을 직접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