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면, 이곳들은 어떨까. 현지인의 시선으로 골라낸 일곱 곳은 봄이 되면 한층 더 운치가 넘친다. 북적이는 관광지와는 다른 한적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매년 찾아가도 질리지 않는다.
영흥도

인천에서도 벚꽃이 특히 늦게 피는 지역이다. 서울이나 시내의 벚꽃이 거의 질 때쯤 영흥도에는 연분홍 물결이 뒤늦게 찾아와, 오래도록 봄을 만끽하기 좋다.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카페가 밀집된 구역에서 벚꽃길이 펼쳐져 감탄을 자아낸다.
주요 스폿으로는 플로레도 커피와 섬꾸지 등이 꼽힌다. 카페 부지가 넓고 한적해, 꽃나무 사이를 천천히 산책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옥상 뷰를 활용하면 넓게 핀 벚꽃과 함께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장봉도
시내에서 살짝 벗어난 섬 안의 섬으로, 배를 두 번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조용한 곳이다. 하루 몇 번 운행하지 않는 버스가 섬 전체를 누비는데, 이 버스를 타고 섬 마을 곳곳을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벚꽃나무와 언덕길을 발견한다.
특히 차로 지나치기 어려운 작은 골목이나 해변가 근처에 벚꽃이 은은하게 피어나, 한적한 시골 풍경과 함께 봄 기운을 만끽하기 좋다. 영흥도와 마찬가지로 개화 시기가 다소 늦어, 해가 중반쯤 되어야 활짝 피어나는 편이다.
송도 센트럴파크
인천을 대표하는 도심 속 힐링 공원이다. 높은 빌딩 숲 사이에 넓게 자리한 잔디밭과 산책로가 있어, 봄이면 벚꽃과 함께 세련된 도심 풍경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센트럴파크 외에도 달빛공원, 해돋이공원, 새아침공원 등 송도 일대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많아, 하루쯤 여유롭게 둘러보며 다채로운 벚꽃 풍경을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대로변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도 화사한 벚꽃을 만날 수 있어, 어디를 가도 봄의 기운이 가득하다.
원인재 벚꽃로
연수역부터 원인재역까지 쭉 뻗은 벚꽃길이 잘 알려져 있지만, 반대편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색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아 훨씬 조용하고, 한옥 형태의 건물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를 담아내기 좋다.
벚꽃로 대로변에 비해 인파가 적은 편이라, 천천히 걸으며 꽃잎 흩날리는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운이 좋다면 인근 공원에 풀어놓은 토끼 같은 작은 동물들을 마주칠 수도 있어, 뜻밖의 소소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굴포천
부평구청역에서 굴포천역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봄이 되면 벚꽃이 가득 터진다. 이 일대는 주민들이 주로 산책하는 생활권이지만,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아 복작임이 덜하다.
카페 거리도 형성되어 있어, 꽃구경 후 가까운 곳에서 커피 한 잔이나 가벼운 식사를 즐기기 좋다. 벚꽃 시즌에는 길바닥 가득 떨어진 꽃잎들로 포토존이 생기기도 해,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동인천
요즘 인기인 ‘wknd Lounge’를 비롯해 벚꽃 명소로 소문난 카페들이 모여 있다. 건물 밖으로 삐져나온 벚꽃 가지가 테라스나 창문을 액자처럼 둘러싸, 감각적인 사진을 건질 수 있어 주목받는 곳이다.
혼잡해 보이지만, 사실 조금만 골목을 돌면 조용한 분위기의 카페들이 더 있다. 역사와 현대적인 감성이 어우러진 동인천의 옛 골목들은 유서 깊은 건물과 벚꽃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산책 코스가 된다.
인천대학교 제물포캠퍼스
현재는 폐교 상태로 송도 캠퍼스가 본교 역할을 하고 있지만, 봄이면 한가로이 만개하는 겹벚꽃 덕분에 인근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다. 낡은 건물과 오래된 게시판, 동아리실 흔적 등이 남아 있어, 빈티지한 감성이 감돈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진한 분홍빛을 자랑하고, 개화 시기도 살짝 늦다. 사방이 한적하기 때문에 특별한 봄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인천은 매년 조금 늦게 찾아오는 벚꽃 덕분에, 서울이나 타 지역에서 벚꽃 시즌을 놓친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인파가 몰리는 곳이 아닌, 현지인의 숨은 코스에서 여유로운 봄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