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록빛으로 물든 김해 조만강 생태체육공원에 봄의 정취가 완연하다. 약 9,000평 규모의 청보리밭이 펼쳐진 이곳은 지금 김해의 대표적인 산책형 힐링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김해시농업기술센터가 조성한 조만강 청보리밭은 단순한 꽃밭을 넘어, 탐방객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체험형 공간으로 기획됐다. 특히 올해는 ‘세계 각국 전통의상 허수아비’를 테마로 한 조형물이 청보리밭 곳곳을 지키고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이 허수아비들은 한국, 일본, 중국, 아랍 등 여러 나라의 전통복장을 재현했으며, 일부는 김해시민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청보리 사이에 우뚝 선 다양한 모습의 허수아비들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사진 명소로도 인기다.
청보리밭 속 포토존 구성도 정성스럽다. 커다란 흰색 바이올린, 청보리밭을 달리는 무사상, 시골길 자전거, 강물 흐름을 형상화한 피아노 조형물 등 다채로운 요소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조만강 청보리밭’이라는 대형 이정표와 김해시 캐릭터 ‘토더기’도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김해시는 이번 공간에 ‘사색존’을 따로 조성해 눈길을 끈다. 일명 ‘멍 때리는 존’으로 불리는 이 공간은, 보리밭 사이를 거닐다가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는 장소로 꾸며졌다. 빠듯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필요한 쉼표 같은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산책로는 청보리밭 사이를 부드럽게 잇는 ‘보리밭사잇길’, 알록달록 꽃길로 구성된 ‘초화길’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탐방 내내 자연을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는 점도 조만강 청보리밭만의 매력이다. 운영 방식은 정식 축제보다는 자유 산책형 개방으로, 입장료 없이 누구나 방문 가능하다.
현장에는 임시 야외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주말에는 혼잡할 수 있으므로, 평일이나 이른 시간대를 이용하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입장은 5월 하순까지 가능하며, 이후에는 여름철 연꽃밭으로 공간이 전환된다. 조만강 연꽃밭은 2만㎡ 규모로 7월부터 백련과 홍련이 만개해 또 다른 계절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봄, 초록의 청보리밭을 따라 걸으며 허수아비를 만나고,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 물결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 김해 조만강 청보리밭은 도심 속에서 찾기 힘든 자연 속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