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봄은 유채꽃으로 물든 노란빛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른 시기부터 서서히 피어나는 이 꽃은 섬 곳곳을 가득 채워주어, 따뜻한 봄바람을 만끽하며 산책하기에 제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탁 트인 바다와 어우러진 곳부터 웅장한 바위산 풍경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대표적인 유채꽃 명소 여섯 곳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성산 유채꽃재배단지

성산일출봉 바로 맞은편, 광치기해변 건너편에 자리한 유채꽃재배단지는 유채꽃 풍경과 함께 웅장한 성산일출봉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명소입니다.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꽃밭 안쪽으로는 야자수 매트가 깔려 있어 편하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뒤쪽에 펼쳐진 성산일출봉의 이국적인 모습 덕분에 사진 찍기에도 탁월합니다.
규모가 꽤 커서 꽃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보는 데에 시간이 걸리지만, 덕분에 봄 기운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산일출봉 정상에 오를 계획이 있다면, 아침에 일출을 감상한 뒤 들르기에도 좋은 코스입니다.
서우봉
함덕해수욕장 오른쪽 끝의 서우봉은 기암절벽에 가깝게 조성된 산책로에서 바다 풍경과 유채꽃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비록 대규모 꽃단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탁 트인 에메랄드빛 바다를 배경으로 노랗게 피어난 꽃들이 감각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서우봉 오름을 따라 걷다 보면 해안 산책로가 좁고 가파른 구간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신, 높낮이가 있는 절벽 위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시원함을 선사해주어, 봄날 바다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합니다.
엉덩물계곡
중문관광단지 안쪽에 숨은 듯 자리한 엉덩물계곡 역시 봄철이면 유채꽃으로 물들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간단하게 둘러보는 데 부담이 없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계곡 자체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산책로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유채꽃 보호를 위해 가까이에서 둘러보지 못하는 구간도 있으나, 멀리서 바라봐도 충분히 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중문색달해수욕장과 다양한 관광 명소가 모여 있으니, 중문 지역을 한 번에 둘러보는 일정으로 잡아도 효율적입니다.
당산봉 유채꽃
당산봉은 차귀도 선착장 근처 해안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따로 조성된 꽃밭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피어난 유채꽃이 도로 옆을 따라 이어져 있어, 드라이브를 하며 잠시 멈춰서 구경하기 좋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올 때도 활기 있게 흔들리는 야생의 유채꽃 군락을 보면, 제주가 지닌 건강하고 거친 매력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바쁜 일정 중이라도 잠깐 내려 사진을 찍고 가기 좋은 포인트입니다.
군산오름 유채꽃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군산오름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나는 작은 유채꽃 풍경은 의외의 즐거움을 선물합니다. 구불구불한 콘크리트 길 옆으로 노랗게 피어있는 모습은 결코 크진 않지만, 아래로 펼쳐진 제주 바다와 함께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차량으로 정상 부근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오름인 덕분에, 잠깐 오름을 오르며 한눈에 내려다보는 제주 서쪽 해안의 전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날씨가 맑다면 더욱 환상적인 바다색과 꽃의 조화를 기대해볼 만합니다.
산방산 유채꽃밭
산방산 아래 조성된 유채꽃밭은 화려한 꽃물결과 함께 장대한 바위산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소정의 입장료가 있으나, 산책로를 통해 꽃밭 안을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어 봄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산방산을 배경으로 유채꽃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으면, 멋진 화보 같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쉽습니다. 이 부근은 사계해변, 송악산 등 제주 남서쪽 관광지와도 인접해 있으므로 주변 일정을 함께 잡기에 좋습니다. 작은 매점과 편의시설도 있어 가볍게 쉬어가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렇듯 봄의 기운 가득한 제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유채꽃 명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어느 장소든 바람에 일렁이는 노란 빛깔이 여행의 설렘을 배가시켜줄 것입니다. 여유로운 시간에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따뜻한 햇살과 청량한 공기를 듬뿍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