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하나를 만들기 위해 들이는 손길에는 소박한 행복이 담겨 있었다. 충남 홍성군 홍성읍 홍성천길242에 자리한 홍성호떡은 무려 60년 가까이 같은 장소에서 불을 지켜 온 맛집으로, 이제는 홍성 오일장을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처음 호떡 가게를 열었던 사람은 김은석(93) 씨와 황예순(92) 씨 부부다. 두 사람은 지천명을 훌쩍 넘겨서도 분주한 장터 한복판에서 달콤하고 든든한 호떡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쳐 일해 온 탓인지 예순 씨의 몸은 점차 쇠약해졌고, 자연스레 그 자리를 지키게 된 건 부모님의 둘째 딸인 김현옥(65) 씨였다. 원래 다른 직장에서 일하던 현옥 씨는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고 한다. 어머니의 정성과 고생을 알기에 자식된 도리로 돕고자 했지만, 처음에는 힘에 부쳐 무인도로 달아나고 싶을 정도였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떡집 살림을 일궈온 가족의 손맛은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다.
현옥 씨가 맡은 지 어느덧 44년이 지나면서, 자칫 끊길 뻔했던 가게의 불씨는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특히 예순 씨는 몸이 불편한 상태에서도 딸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집에서 재료 준비를 돕거나 살림을 건사하려 애쓴다. 부모님과 딸, 그리고 호떡 한 장에 담긴 가족의 역사는 오일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따뜻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홍성 오일장 가는 방법
홍성 오일장은 예로부터 충남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시장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기차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홍성역 또는 홍성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뒤, 도보나 택시를 이용하면 무리 없이 도달할 수 있다. 시장 입구부터 풍겨오는 사람 냄새와 정겨운 분주함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60년 이어온 호떡의 비밀
달콤한 속이 듬뿍 들어간 호떡은 추억의 간식으로 손꼽힌다. 홍성호떡이 오랜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수제 반죽과 정성스러운 굽기 방식이다. 만들 때마다 생겨나는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은 오랜 단골들도 잊지 못하는 매력이다.
특히 기름에 튀기듯 구워내는 방식이 아닌, 철판 위에서 서서히 누르며 익히는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 이때 생기는 은은한 고소함이 여러 사람의 발길을 붙잡는다. 오일장에 들를 때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꾸준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 딸 김현옥 씨의 지극한 정성
6남매 중 둘째 딸로 태어난 김현옥 씨는 홀로 가게를 지키며 부모님의 오랜 꿈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결국 가족을 향한 마음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오랜 세월 호떡을 빚어온 김현옥 씨는 이제 어느새 달인에 가까울 만큼 숙련된 솜씨를 자랑한다. 반죽을 눌러 형태를 잡고, 적당한 온도에서 맛을 지켜내는 일은 그녀에게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은퇴를 결심했다가도 다시 가게로 돌아와 돕고 싶어 하는 노모의 모습은, 가족이라는 이름이 주는 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매일같이 가게에서 만나는 수많은 손님들에게 가족애 가득한 호떡을 내놓으며, 현옥 씨와 부모님은 여전히 땀 흘리며 하루하루를 일궈가고 있다.
인근 관광지 둘러보기
홍성 오일장을 둘러본 뒤에는 지역의 다양한 명소를 함께 방문해보길 권한다. 인근에는 홍주성지와 홍성전통시장, 홍성 역사체험관처럼 지역 문화를 생생히 접할 수 있는 장소들이 즐비하다. 이 밖에도 시내 곳곳에 자리한 카페나 음식점에서 지역 특색이 묻어나는 메뉴를 맛볼 수 있다.
평화로운 시골 풍경과 생동감 넘치는 장터가 어우러져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호떡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바삭함과 달콤함이 동시에 번져나가며 여행의 즐거움에 작은 행복을 더한다.
가게 정보
가게명: 홍성호떡
주소: 충남 홍성군 홍성읍 홍성천길242
전화번호: 010-3873-4326
호떡 한 장에는 단순히 달콤한 맛만 담긴 것이 아니었다. 부모님의 노고와 딸의 정성, 그리고 60년을 이어온 가업의 흔적이 층층이 겹쳐져 하나의 따스한 이야기로 완성됐다. 언젠가 홍성 오일장에 들르게 된다면, 온 가족이 지켜온 이 호떡집에서 소소하지만 깊은 감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