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서울 홍제천을 따라 걷는 시간을 추천한다. 내부순환도로 아래 자리한 홍제천은 아늑한 물길과 풍성한 봄꽃으로 걷기 좋은 코스를 완성했다.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1호로 조성된 이곳은 다른 하천보다 여유롭고 정겨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4월의 홍제천은 노란 개나리꽃이 줄지어 피어 산책로를 화사하게 수놓는다. 부드럽게 흐르는 물소리와 화려한 봄꽃이 어우러진 풍경 속을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가벼운 산책은 물론, 곳곳에 놓인 벤치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좋다. 자전거 도로도 함께 조성되어 있어 라이딩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서울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높이 25m, 폭 60m 규모의 ‘홍제폭포’다. 2011년에 조성된 인공폭포지만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뤄 마치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던 듯한 느낌을 준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시원한 물줄기 소리는 도심 속 답답함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홍제폭포 주변에는 ‘폭포멍’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2023년 오픈한 수변카페 ‘폭포’는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로 떠올랐다.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잠시 멈춰 물멍을 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진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산책 나온 시민들로 붐빈다.
홍제폭포를 지나면 길 건너편으로 ‘연희숲속쉼터’가 이어진다. 안산 자락에 자리한 이곳은 봄이면 수선화, 튤립, 벚꽃이 차례로 만개해 화려한 꽃길을 이룬다. 수선화는 이미 만개해 노란 물결을 이루고 있으며, 튤립은 4월 중순부터 서서히 피기 시작한다. 벚꽃은 4월 마지막 주말을 기점으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연희숲속쉼터로 향하는 길목에는 홍제천 물길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보는 홍제천 전경과 폭포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물레방아와 작은 쉼터, 꽃밭이 조성된 주변 풍경도 볼거리다. 물레방아는 도심에서는 드물게 볼 수 있어 방문객들의 사진 포인트로 인기다.
연희숲속쉼터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자연 그대로의 숲속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잘 정비된 흙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수선화밭과 만개한 벚꽃을 지나치게 된다. 곳곳에는 돌탑과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봄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햇살 가득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진다.
‘서대문 봄빛축제’는 이미 막을 내렸지만, 연희숲속쉼터 곳곳에 설치된 다양한 봄꽃 포토존은 4월 내내 운영된다. 나무 그늘 아래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노란 수선화 사이를 걷는 경험은 오롯이 봄을 느끼는 시간이 된다. 특히 햇볕이 잘 드는 구간은 벚꽃이 활짝 피어 산책길을 더욱 빛낸다.
홍제폭포와 연희숲속쉼터를 연결하는 홍제천 물길은 나홀로 산책에도, 가족 나들이에도 잘 어울리는 코스다. 왕복 약 2시간이면 폭포, 물레방아, 꽃길, 수변카페까지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따로 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지하철과 버스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부담 없는 도심 속 봄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4월이 끝나기 전에 서울의 숨은 봄 명소를 찾고 싶다면 홍제폭포와 연희숲속쉼터를 추천한다.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진 특별한 산책길에서, 한적하고 따뜻한 봄날을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