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인생샷 명소”… 대전 대덕구 회덕 메타세쿼이아숲 산책로

국내여행 25.05.29 13:00 by 이재형 기자 0개 댓글 구독

대전 대덕구의 회덕 메타세쿼이아길은 초록빛 나무 사이로 햇살이 스며드는 사진 명소다. 도심과 고속도로 사이 숨겨진 이 길은 최근 웨딩 촬영지와 가족 피크닉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초여름 산책로로도 안성맞춤이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도심과 고속도로 사이, 그리 넓지 않은 땅이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대동,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만나는 회덕분기점 중심에 위치한 ‘회덕 메타세쿼이아길’은 1992년 도로공사의 개량 공사 과정에서 생긴 유휴부지를 활용해 조성된 산책로다. 당시 단순한 녹지 공간에 불과했던 이곳은 지금,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자연 촬영지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숲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다. 나무들은 도로 양옆으로 규칙적으로 심겨 있어 마치 초록빛 터널처럼 보인다. 5월의 초입, 맑고 투명한 신록이 숲 전체를 감싸며 싱그러운 기운을 뿜어낸다. 아래로는 제법 키가 자란 풀들이 함께 자라, 걷는 내내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기분을 전한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이 길은 단순히 산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사진가들의 인생샷 명소로 자리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양옆으로 늘어선 나무 사이로 빛이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플레어’ 현상은 사진에 몽환적인 느낌을 더해준다. 조리개를 조이고 각도를 조절해가며 빛을 담는 즐거움은 이 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최근에는 이 길을 찾는 이들이 단순한 사진가에 그치지 않는다. 이날 현장에서는 예비부부가 드레스와 정장을 갖춰 입고 촬영을 준비 중이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나무 사이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은 숲을 더 로맨틱하게 만들었다. 사진작가의 셔터 소리와 함께 이들의 사랑도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다른 쪽에서는 한 가족이 모형 텐트를 설치하고 피크닉을 즐기며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아이를 위한 특별한 하루를 준비한 부모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자연 속에서 웃음 짓는 가족의 모습은 이곳이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는 장소임을 잘 보여준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숲의 구조 또한 흥미롭다. 한쪽은 바둑판처럼 정돈된 배열이고, 다른 쪽은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어 다양한 사진 구도를 연출하기에 적합하다. 같은 장소라도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촬영이 가능하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회덕 메타세쿼이아길은 한국도로공사가 조성했으며, 현재는 대덕구 SNS 등지에서 ‘사진 명소’, ‘웨딩 촬영지’, ‘피크닉 산책로’로 주목받고 있다. 도로 근처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숲 안으로 들어서면 외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하다. 푸른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면 바쁜 일상도 잠시 잊게 된다.

사진 = 대덕구 공식 블로그

사진 촬영을 계획한다면 간단한 피크닉 소품이나 분위기 있는 의상을 챙겨보자. 실제로 이곳은 다양한 소품을 활용한 연출 사진이 많기로 유명하다. 오래된 인형이나 손뜨개 소품, 레트로 피크닉 매트 하나만으로도 분위기 있는 컷을 만들 수 있다.

회덕 메타세쿼이아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특별한 날은 물론, 일상의 소중한 한 장면도 이곳이라면 특별해질 수 있다. 초록빛 풍경과 함께 사진 한 장, 걸음 한 걸음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도심 한가운데 이런 숲길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이번 봄이 끝나기 전, 회덕 메타세쿼이아길을 한 번 걸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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