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걱정 NO”… 걸어서 즐기는 경주 첨성대 튤립·유채꽃 4월 여행

천년 고도의 시간 위에 화려한 봄이 내려앉았다. 4월의 경주는 벚꽃이 자리를 비우자 튤립과 유채꽃이 그 자리를 메운다. 첨성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 꽃길은 뚜벅이 여행자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차 없이도 즐길 수 있고, 유적지와 꽃 풍경을 동시에 담을 수 있어 알차다.
경주의 대표 유적지 첨성대 인근은 지금 튤립과 유채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역사적 배경을 품은 공간에 다채로운 꽃들이 더해지며, 고즈넉한 풍경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벚꽃 시즌을 놓쳤다면, 지금이 오히려 더 한적하고 여유롭다.
첨성대 튤립
첨성대 앞 화단에는 형형색색의 튤립이 가득 피어 있다. 이곳은 경주에서도 계절마다 꽃이 바뀌는 대표적인 포토존이다. 현재는 봄철 꽃으로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튤립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좋은 위치로 입소문을 탔다.
튤립은 해가 지기 시작하면 역광으로 인해 사진이 어둡게 나올 수 있으므로, 오전부터 오후 3시 사이 방문이 가장 이상적이다. 특히 해질 무렵에는 따뜻한 색감이 꽃 위로 내려앉아 또 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튤립 화단 옆에는 수선화도 함께 심겨 있지만, 지금은 수명이 다해가며 일부 시들기 시작한 상태다. 그러나 튤립은 만개해 여전히 화려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유채꽃 명소
튤립이 화단을 장식하고 있다면, 유채꽃은 첨성대와 계림 사이 개울가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언뜻 보면 눈에 띄지 않아 지나치기 쉬운데, 튤립 꽃밭을 지나 계림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노란 유채꽃 군락지가 펼쳐진다.
유채꽃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조합이 특별하다. 경주만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다른 지역의 유채꽃밭과는 또 다른 감성을 선사한다.
또 하나의 유채꽃 포인트는 월정교 인근 하천변 둔치다. 여기서도 유채꽃이 피어 있어 월정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다만, 해마다 개화 위치와 규모가 바뀌므로 방문 전 SNS나 지도 검색으로 현장 개화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경주 뚜벅이 여행 코스
첨성대에서 출발해 하루 만에 둘러볼 수 있는 도보 코스는 다음과 같다.
첨성대 – 계림 – 교촌마을 – 월정교 – 동궁과월지 – 대릉원 – 황리단길
이 코스는 모두 도보 이동이 가능하며, 거리상으로는 하루 당일치기 여행으로 적합하다. 체력에 자신 있다면 천마총까지 들어가고, 분황사 유채꽃 + 청보리밭까지 추가하면 완벽한 봄꽃 여행이 된다. 단, 분황사까지는 도보로 약 30분 소요되므로 자전거 또는 ‘톡톡이’ 같은 교통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비단벌레차(관광 전기차)를 이용하면 노약자나 어린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도 어렵지 않게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
편의시설 및 여행 팁
- 첨성대 인근에는 노상 유료 주차장과 쪽샘지구 임시 주차장(무료)이 있다. 평일에는 주차 여유가 있는 편이다.
- 화장실은 교촌 홍보관이나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에서 이용 가능하다.
- 여행자들을 위한 팝업스토어나 전통 공연(신라오기 등)도 진행되니 공식 일정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 도보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만보기 기준 하루 2만 보에 달할 수 있어, 편한 신발은 필수다.
경주의 봄은 단순한 꽃놀이 이상의 감동을 준다. 화려한 꽃 사이로 천년의 시간이 흐르고, 빠르게 스쳐 지나치면 놓칠 풍경들이 도보 여행 속에 담긴다. 첨성대에서 시작하는 이 코스는 단순한 여행이 아닌, 걷는 만큼 쌓이는 감성의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