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가볼만한곳 추천, 분황사 청보리밭

국내여행 25.05.23 21:00 by 이재형 기자 0개 댓글 구독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경주에 지금, 청보리의 초록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분황사 앞 청보리밭은 유서 깊은 문화재와 계절의 생기가 맞닿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5월 중순, 경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고즈넉한 산책 명소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경주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5월은 경주가 가장 경주다운 계절이다. 고풍스러운 문화재와 신록이 어우러지고, 걷는 내내 햇살이 따뜻하게 등을 감싼다. 이 시기, 경주 분황사 앞 청보리밭은 많은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흔한 꽃밭이 아닌 청보리의 바람결 속에서 역사의 기운이 흐르는 공간이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분황사는 신라 선덕여왕 시기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석탑과 주변 유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앞에 조성된 청보리밭은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공간이지만,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있었던 듯 경주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초록 보리줄기가 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모습은 마치 녹색의 파도가 유적지를 감싸 안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이 청보리밭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주변의 낮은 돌담길과 유적지, 그리고 보리밭 한가운데 놓인 달 모양 포토존은 독특한 구성을 만들어낸다. 한복이나 전통 복장을 입고 방문한 관광객들의 모습은 고풍스러운 경주의 정서와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처럼 느껴진다. 자연과 전통이 어색함 없이 어우러지는 이 조화야말로 경주만의 특별함이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청보리의 절정은 5월 중순부터 말까지로,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싱그럽고 풍성하다. 보리줄기는 성큼 자라 무릎 언저리까지 올라오며, 햇살을 받으면 잔잔한 금빛으로 반짝이기도 한다. 아침에는 이슬이 맺힌 보리 위로 햇살이 스며들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오후에는 강한 초록빛과 함께 또렷한 윤곽이 드러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이곳은 산책하기에도 무척 좋다. 길이 잘 정비돼 있어 어르신이나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전혀 부담이 없다. 곳곳에 배치된 쉼터와 나무 그늘 아래서는 잠시 멈춰 앉아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특히 분황사 석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보리밭 풍경은, 카메라 없이도 눈에 오래 남는 장면이 된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접근성도 좋다. 경주 시내에서 차량으로 10분 안쪽, 분황로 94-11(경주시 분황로 94-11) 위치로, 근처에는 여유로운 주차 공간도 확보돼 있다. 경주 시내 중심 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불국사, 대릉원, 첨성대 등과 함께 당일 코스로 묶기에도 최적이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청보리밭은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민에게도 쉼을 주는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인근에는 경주국립박물관과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도 위치해 있어 하루 코스로도 충분한 여행 만족도를 제공한다.

사진 = 경상북도 공식 블로그

경주는 늘 과거를 품은 도시지만, 동시에 현재의 계절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이기도 하다. 고요한 역사 위에 피어난 초록 보리는 말없이 계절을 이야기하고, 바람과 함께 그 순간을 전해준다.

5월의 경주는 말없이 마음을 감싸는 도시다. 짧은 하루, 길지 않은 시간이어도 분황사 앞 청보리밭에 서는 순간 우리는 자연과 시간, 그리고 나 자신에게 귀 기울이게 된다. 지금, 바람 부는 경주에서 가장 평화로운 초록의 시간을 마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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