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걷는 게 아니다”… 감천문화마을 시간과 이야기를 만나는 여행지

국내여행 25.05.08 17:00 by 이재형 에디터 0개 댓글 구독

“달동네가 예술 마을로”… 부산 감천문화마을 지속가능 관광 모델로 주목

사진 = 한국관광공사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감천문화마을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2025년에도 이름을 올리며, 2015년 이후 6회 연속 선정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해마다 약 185만 명이 찾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마을’로 변화하며 대한민국 대표 힐링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산비탈에 터를 잡으며 형성됐다. 오랜 시간 동안 ‘달동네’로 불리며 낙후된 이미지에 머물렀지만, 2010년 도시재생사업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변화의 핵심은 예술이었다. 지역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하며, 마을 곳곳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예술은 감천의 골목을 새롭게 그렸다. 파스텔톤 외벽을 따라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골목마다 이야기를 품은 그림과 설치작품이 배치되며, 마을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이자 이야기 공간이 됐다. 방문객들은 단순히 포토존을 찾는 것을 넘어, 마을 곳곳에서 일상과 예술, 기억이 만나는 풍경을 경험하게 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외형에 그치지 않았다. 감천문화마을이 한국관광 100선에 꾸준히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 중심의 운영 방식이 있었다. 이갑준 사하구청장은 “감천 주민들의 자부심과 지속적인 노력이야말로 오늘의 감천을 만든 핵심”이라며,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마을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감천의 관광 콘텐츠는 주민이 직접 만든다. 마을 해설 프로그램과 수공예 체험, 전통 먹거리 판매 등 다양한 체험이 지역 주민에 의해 운영된다. 이는 관광 수익이 다시 지역에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지역경제와 관광이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감천문화마을의 골목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다. 누군가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며, 시간과 기억, 공동체가 공존하는 장소다. 방문객들은 골목을 걷는 동안 예기치 않은 예술 작품을 만나고, 좁은 틈새로 비치는 부산 바다와 낮게 이어진 지붕들의 풍경에서 감성적 울림을 느끼게 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야경 역시 감천문화마을의 또 다른 매력이다. 노을이 지고 하나둘 조명이 들어온 골목은 낮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낮에는 아이들의 웃음과 셔터 소리가 가득한 포토존이었다면, 밤에는 조용히 걷고 싶은 골목으로 변모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감천문화마을의 여섯 번째 ‘한국관광 100선’ 선정은 하나의 수상이 아닌, 주민과 예술, 도시재생이 함께 만든 집합적인 성과다. 이 마을은 여전히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주민의 삶이 있고, 그 삶에 귀 기울이는 여행자가 있다. 감천의 골목을 걷는 일은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니라, 시간을 걷고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이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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