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산청 생초면 일대는 온통 분홍빛으로 물든 꽃잔디가 장관을 이룹니다. 조용한 언덕과 경호강을 따라 펼쳐진 이 풍경은 흔히 말하는 ‘꽃놀이’를 훨씬 뛰어넘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바로 그 아래에 숨겨진 가야 시대 유적과 현대 조각 작품들, 그리고 지역 특산물로 가득한 맛있는 이야기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초국제조각공원
경남 산청군 생초면에 자리한 이 공원은 3만㎡ 규모의 너른 언덕이 온통 꽃잔디로 뒤덮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매년 4월이 되면 이곳에서 ‘꽃잔디 축제’가 열려, 다양한 전시와 공연 그리고 체험 프로그램 등이 함께 펼쳐집니다.
특히 국내외 유명 조각가들의 현대 조각품 20여 점이 공원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싱그러운 꽃길을 따라 걸으며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 좋습니다.
또한, 공원 중앙광장에서 주말마다 열리는 버스킹 공연은 축제 분위기를 한층 밝게 만들어줍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작은 운동회” 같은 이벤트도 열려, 친밀하고 활기찬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산청박물관
공원 인근에 있는 산청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 유물 및 역사문화’ 관련 전시가 상시 운영됩니다.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전시를 둘러보면 이 지역에 깃든 가야 문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요. 축제 기간에는 목조각장 전수관과 연계된 체험 행사가 열리기도 하므로, 미리 시간을 확인해보면 더욱 다채로운 방문이 될 것입니다.
생초 고분군
공원 상부에는 ‘생초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 제7호로 지정된 이곳은 가야 시대의 역사적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데, 구릉 정상부에는 봉분 형태의 무덤들(고총고분)이 존재하며, 사면을 따라 다수의 석곽묘가 분포합니다.
발굴 조사에서 왜계 청동거울과 토기가 출토되어, 가야와 왜가 활발히 교류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꽃잔디 풍경을 누비다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이 유적지를 놓칠 수도 있지만 알고 나면 한결 의미 있게 다가오는 곳이니 꼭 한번 둘러보세요.
지역 특산물
생초면은 예부터 ‘민물고기의 고장’으로 불렸습니다. 쏘가리와 피리, 꺽지, 붕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경호강에서 잡혀, 이곳 식당가에서는 매콤한 쏘가리 매운탕부터 담백한 피리튀김, 어탕국수까지 여러 메뉴를 선보입니다.
특히 “피리튀김과 막걸리” 조합은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바삭하게 튀긴 민물고기와 걸쭉한 막걸리를 곁들이면 향긋한 봄 풍경과 함께 산청만의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야기 속 숨은 역사를 알고 나면, 생초국제조각공원에서 만나는 꽃잔디가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봄마다 반짝이는 분홍빛 잔디와 예술 작품, 그리고 고대 가야 문화를 품은 고분군까지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으니 그야말로 “꽃과 역사, 예술의 향연”이라 할 만합니다.
공원이 위치한 생초면은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가능해, 인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환승해 오면 무리 없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자가용으로 방문한다면, 경남 내륙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통해 한적한 교외 풍경을 감상하며 드라이브하기도 좋습니다.
산청 생초국제조각공원은 봄나들이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는 곳입니다. 꽃잔디로 물든 언덕과 민물고기 요리, 그리고 가야의 흔적이 어우러진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 더욱 풍성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