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시는 파란 바다와 정겨운 풍경을 품은 곳으로, 바닷가 마을 특유의 여유로움과 문화적 볼거리가 조화를 이룬다. 특히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서의 짜릿한 체험과 북평민속시장의 따뜻한 인심은 동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동해시 전역에는 찬란한 일출로 유명한 논골담길과 묵호항, 탁 트인 해수욕장이 펼쳐진 망상해변,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추암 촛대바위 등도 자리해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동해시 묵호진동 2-109 일대에 위치하며, 묵호등대와 월소 택지 사이에 자리해 있다. ‘도째비’라는 말은 도깨비의 방언에서 유래되었고, 실제로 도깨비가 놀다 간 듯한 독특한 지형과 분위기가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다. 2021년에 개장한 이곳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걷는 듯한 스카이워크 체험이 유명하다. 59m 높이에 설치된 투명 유리길을 지날 때면 다리가 떨릴 정도의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하늘로 이어진 와이어를 따라 달리는 스카이 사이클 역시 인기다. 양쪽 구조물을 연결하는 케이블을 따라 페달을 밟을 때, 아래로 펼쳐지는 바다 풍광이 마치 구름 위를 나는 기분을 선사한다. 원통형 슬라이드를 타고 약 30m 아래로 내려가는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어른이나 아이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겨준다. 이 외에도 지역 특색이 살아 있는 기념품과 간단한 먹거리를 살 수 있는 도깨비 아트하우스가 마련되어 있어, 체험 후 가벼운 쇼핑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북평민속시장
입장료는 성인 기준 3천 원, 학생은 2천 원이며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무료다. 20인 이상의 단체 방문객이나 경로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동해시민 및 강원특별자치도 주민은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주차 공간은 무료로 제공되므로 차량 이용 시 편리하게 방문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동해시외버스터미널 또는 동해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묵호등대 방면으로 이동하면 되며, 하차 후 조금만 걸어가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 도착할 수 있다. 주변 명소로는 묵호항 인근에 있는 논골담길이 있어, 벽화 골목을 걷고 항구 도시의 정취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북평민속시장은 동해시 구미동 486-2에 자리한 전통 5일장으로, 끝자리가 3일과 8일인 날에 장이 선다. 과거 ‘쇠전’으로 불렸던 이 일대는 오래전부터 가축과 농산물, 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사고팔며 발전해 왔고, 그러한 전통이 현재까지 이어져 살아 숨 쉬는 풍경을 만든다. 시장에 들어서면 활기가 넘치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귓가를 채우고, 각종 해산물과 의류, 생활용품, 공예품 등 다양한 물건들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먹거리는 바로 소머리국밥이다. 북평민속시장이 있는 곳에는 오래전부터 도살장이 가까이 자리해 신선한 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이 일대 국밥 문화가 번성했다고 전해진다. 가게마다 노하우와 양념 방식이 달라, 뽀얀 사골 육수부터 얼큰한 양념 육수까지 입맛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뜨거운 국밥 한 그릇을 들이켜면 부드러운 소고기와 깊은 육수 맛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시장은 공영주차장을 갖추고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 시 동해역이나 동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타 구미동 방면 정류장에서 내리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북평민속시장에서 조금 더 이동하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천곡황금박쥐동굴이나 울창한 숲과 계곡이 아름다운 무릉계곡 같은 관광지도 연결되어 있어 알찬 여정 계획이 가능하다. 오전 이른 시간에 방문하면 갓 잡아올린 생선과 갓 수확한 농작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욱 커진다. 장을 한 바퀴 둘러본 뒤 따끈한 어묵이나 부침개 한 입을 맛보는 것도 놓치기 아쉬운 즐거움이다.
소머리국밥 외에도 생선구이, 오징어순대, 부추전 등 여러 토속 음식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가정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먹거리와 정겨운 시장 분위기에 이끌려 많은 관광객들이 일부러 5일장 날짜에 맞춰 방문하기도 한다. 동해바다 특유의 청정함을 음미하며,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한 골목 풍경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렇듯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북평민속시장에서는 자연경관과 전통문화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아찔한 유리길을 걸으며 스릴을 만끽하고, 따끈한 국밥으로 속을 채운 뒤 바닷가를 산책하는 하루 코스는 오랜만에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 준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파도 소리를 배경음 삼아, 바닷바람과 사람들의 온기가 어우러진 동해시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