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라면 더욱 특별해지는 여행지가 있습니다. 조용한 한옥에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하고, 바다와 역사가 어우러진 미식 경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산책하듯 편안한 일정은 물론, 지역이 담은 오랜 이야기를 맛과 체험으로 느낄 수 있는 국내 힐링 관광지 두 곳을 소개합니다.
여유로운 시골 풍경 속에서 일상으로부터의 쉼을 찾고 싶다면 경상북도 의성에 있는 전통 집성촌으로 향하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부산 바다의 활력과 고풍스러운 감성을 동시에 원한다면, 항만 보세창고가 새로운 공간으로 태어난 영도에서 특별한 로컬 미식을 즐겨보세요.
사촌마을
경상북도 의성의 사촌마을은 선비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 집성촌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고택의 기품과 지역 식재료로 차려낸 전통 음식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당을 감싸는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 부모님과 함께 의미 있는 추억을 쌓기 제격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전통주안상 체험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손꼽힙니다. 문어와 돔베기를 올린 종가 음식을 재현해 차려내는 한 상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역 고유의 미식 문화를 느끼게 해줍니다. 더불어 떡과 한과, 막걸리 등을 곁들이면 의성 특산물만의 담백한 풍미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습니다. 전통공예·막걸리 만들기 등 소규모 체험도 마련되어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골라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차로 약 16분 거리에는 신라시대 승려 의상이 창건했다는 고운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울창한 숲길을 한적하게 걸으며 가족과 함께 사찰 경내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세요. 조용한 산사에 머무르고 싶다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의성조문국박물관은 이곳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으며, 고대국가 조문국의 유물을 살펴볼 수 있어 역사적 배움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알맞습니다.
한옥숙박 프로그램인 ‘의성 한옥 한 상, 하룻밤’은 네이버 예약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1박 2일로 묵어도 가격대가 비교적 합리적이라 부담 없이 떠나기 좋습니다. 마당에 앉아 별을 바라보며 주안상을 즐기는 경험은 가족 모두가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특별한 순간을 선사합니다.
무명일기
부산 영도에 위치한 무명일기는 1959년에 지어진 항만 보세창고를 개조해 독특한 감성을 자아내는 공간입니다. 옛 건물의 골조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살린 내부는 한층 운치 있는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영도소반은 영도의 대표 특산물인 고구마와 신선한 해산물을 활용해, 지역 이야기를 맛으로 풀어내는 메뉴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조내기 고구마 고로케나 영도해녀 카르파초처럼, 듣기만 해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리를 선보여 방문객의 이목을 사로잡습니다. 식사 외에도 계절마다 쿠킹 클래스가 열리기도 해 직접 고로케를 만들어보거나 버섯 샐러드를 배워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부산 영도만의 로컬 식재료를 체험하는 기회이니, 방문 시기에 맞춰 예약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무명일기는 평소에는 카페 형태로 운영돼, 여유롭게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느긋한 브런치 타임을 보내기에도 좋습니다. 최근 영도에서는 해상정원 조성 등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이 한창이라, 머지않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정원에서 감상할 수 있는 풍경은 영도만의 특색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이곳의 식사 프로그램인 영도소반은 예약 필수입니다. 가격대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 부모님과 함께 근사한 한 끼를 즐기기 딱 알맞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부산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영도로 이동 후 택시나 버스를 타면 무명일기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 색다른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면, 의성의 사촌마을과 부산 영도 무명일기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으니 일정에 맞춰 둘 중 한 곳, 혹은 양쪽 모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깊이 있는 전통과 다양함이 숨어 있는 두 여행지를 이번 기회에 놓치지 마세요.
사진 출처 = 한국관광공사, 네이버 플레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