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이 절정에 이르는 5월,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2,000여 그루의 나무가 만들어내는 초록빛 터널과 향긋한 삼림욕, 인근 국수거리까지 더해져 도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전라남도 담양군에 위치한 메타세쿼이아길은 봄철 남도 여행지 가운데 손꼽히는 도보 명소다. 이 길은 1972년 조성된 이후 지금까지도 자연 속 힐링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약 8.5㎞ 길이에 이르는 산책로는 20m 높이의 메타세쿼이아 나무 2,000여 그루가 좌우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마치 초록빛 동굴을 걷는 듯한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신록이 짙어지는 5월에는 걷는 것만으로도 삼림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길은 차량 통행도 가능해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지만,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도보 여행지로 더욱 인기가 높다. 줄지어 선 나무들이 마치 환영하듯 손을 흔드는 듯한 인상을 주며, 시원한 그늘이 이어져 한낮에도 걷기 좋다. 걷다 보면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은은한 나무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은 사진 작가들이 사계절 내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이 길은 초록이 풍성한 5월과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 특히 아름답다. 길 주변에는 담양 미술관, 감성 카페, 자전거 대여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머무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도보와 자전거 하이킹을 함께 즐기기에 알맞은 코스로, 가족 단위 여행객과 연인들 모두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곳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화 속 인상적인 장면이 담긴 장소를 직접 걷는 경험은 색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일부 방문객은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풍경을 보고 “마치 남도로 스며드는 길목 같다”는 표현을 남기기도 했다. 담양을 대표하는 대나무숲과 함께, 이 길은 지역의 상징적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도보 여행 후 출출함이 느껴진다면,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국수 거리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이곳은 담양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 거리로, 1만원 이하의 가격에 다양한 국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노점이 늘어서 있고, 따뜻한 국물과 시원한 김치가 더해진 국수 한 그릇은 산책의 피로를 덜어주기에 충분하다.
5월의 담양은 아직 덥지 않은 공기와 풍성한 초록 덕분에 걷기에 이상적인 시기다.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여유를 찾고 싶다면, 이번 달 안에 메타세쿼이아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