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가야의 흔적이 여기”… 김해 대성동고분군 산책 명소

국내여행 25.05.01 21:00 by 이재형 에디터 0개 댓글 구독

경남 김해시 대성동 일대, 고요한 구릉지 위에 조성된 대성동고분군은 1세기부터 5세기까지 금관가야의 지배층이 조성한 무덤들로, 오늘날까지 가야의 정치·사회·문화적 구조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지다. 이 고분군은 가야고분군 7개 유산 중 하나로, 202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 박구용

대성동고분군은 김해평야 중심의 낮은 구릉지에 위치하며, 철 생산과 국제 교역으로 번성했던 금관가야의 중심 권력이 자리했던 곳이다. 봉분을 높게 쌓지 않고 땅속에 매장한 가야 특유의 매장 방식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특히 순장 풍습이 가장 먼저 나타난 곳으로도 주목받는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고분군 곳곳을 연결하는 산책로는 완만하고 잘 정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각 고분에는 안내판과 표식이 설치돼 있어, 단순한 산책을 넘어 역사적 맥락을 함께 읽어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봄에는 주변으로 야생화와 초목이 피어 올라 한층 생기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대성동고분군은 목관묘와 목곽묘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분 구조에 따라 다양한 부장품이 출토되었다. 초기 목관묘에서는 와질토기와 철기, 청동거울이 발견됐고, 2세기 후반부터는 중국제 청동거울, 일본식 동기 등 국제교역품이 함께 부장되었다. 이를 통해 가야가 단순한 지역 세력에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해상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3세기부터 5세기에 조성된 대형 목곽묘는 구릉지의 정상부를 따라 배치되며, 가야의 지배계층이 갖춘 권위와 정치력을 상징한다. 고분 중에는 순장 흔적도 뚜렷이 남아 있어, 당시 지배계층의 권위와 종교적 인식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특히 이곳에는 청동기 시대 고인돌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애구지 언덕 정상에 위치한 이 고인돌은 2단으로 파낸 구덩이에 돌널을 설치한 형식으로, 상당한 노동력을 들여 조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많은 양의 돌 화살촉이 함께 출토되어, 김해 지역 청동기 문화를 이끌었던 인물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대성동고분군은 단순한 고분이 아니라, 가야연맹체의 정치구조, 사회 계층, 대외 네트워크 등을 모두 보여주는 ‘입체적 역사 유산’이다. 김해김씨와 허씨의 시조로 알려진 허왕후의 동상도 고분군 인근에 세워져 있어, 가야 건국신화의 정서를 더해준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현장을 다 둘러본 뒤에는 바로 인접한 대성동고분박물관을 함께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발굴 당시의 상황과 유물, 고분 복원 모형 등을 통해 현장의 이해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박물관 입장은 무료이며, 가족 단위 교육 여행지로도 적합하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도심 가까이에서 고대사의 흐름과 만날 수 있는 김해 대성동고분군. 오늘날의 김해가 가야의 중심이었음을 느끼게 하는 이곳은, 역사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알찬 여행지가 될 것이다.

전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