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공원, 부산 민락수변공원이 지역의 일상 쉼터라면, 대구 서구에는 ‘이현공원’이 있다. 이곳은 입장료 없는 도심 속 자연 휴식처이자, 대구 시민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지역 대표 공원이다. 5월, 신록이 짙어질수록 이곳은 더욱 깊고 조용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이현공원은 대구 서구 이현동 산 28-12 일대에 자리하고 있으며, 넓은 잔디광장과 테마별 산책로가 어우러진 구조다. 바람소리길, 은행나무숲길, 오감숲길 등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코스들이 이어져 있어, 짧은 산책부터 깊은 사색까지 모든 여정을 담아낸다.
특히 오감숲길은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봄이면 벚꽃과 야생화가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울창한 녹음과 함께 공원 중앙 수국단지가 장관을 이룬다. 가을이면 억새밭과 은행잎이 황금빛 융단처럼 펼쳐지고, 겨울에는 차분한 숲길과 생태연못이 고요한 위안을 전한다.
이현공원의 진짜 매력은, 인위적 꾸밈보다 자연 그대로의 흐름을 살린 설계에 있다. 고요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이 풍경은 도심 속에서도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찾아가기 좋은 공간이 된다. 또한 공원 곳곳에는 낮은 데크길과 나무 벤치가 마련돼 있어 야간에도 부담 없이 산책할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콘텐츠도 풍성하다. 여름에는 어린이 물놀이장이 운영되며, 생태학습장으로도 활용되는 수생식물연못은 아이들에게 자연을 가르치기 좋은 공간이다.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자주 찾는 자연 체험 장소로 알려져 있다.
문화와 체육 시설과의 연계도 뛰어나다. 공원 인근에는 서구문화회관, 청소년수련관, 구민운동장, 국민체육센터, 어린이도서관 등이 밀집해 있어, 하루 일정으로 알차게 묶어 둘러보기 좋다. 특히 서대구공단 완충녹지에서 이현공원까지 연결되는 7km 그린웨이 산책로는 자연과 예술이 만나는 대구의 대표 걷기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현공원은 연중무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서구문화회관(30대), 구민운동장(20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평일 낮 시간대를 피해 방문하면 더욱 여유롭게 공원을 즐길 수 있다.
복잡한 계획 없이도, 특별한 준비 없이도 충분한 하루가 되는 곳. 5월의 초록이 절정에 이른 지금, 대구 이현공원은 현지인들이 먼저 찾는 진짜 힐링 장소로서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확실한 답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