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과 북한강을 품은 춘천은 봄이 되면 벚꽃이 만개해 로맨틱한 풍경을 선사한다. 청평사로 가는 유람선 길과 강촌레일바이크 코스에서는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광 속에서 분홍빛 꽃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철길 따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과 천년 고찰 주변의 화사한 봄 풍경이 가득한 춘천으로 떠나보자.
청평사, 유람선 타고 만나는 천년 고찰

춘천 시내에서 약 19km 떨어진 청평사는 소양강을 따라 자리 잡은 천년 고찰이다. 이곳에 가려면 소양호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약 10분 정도 이동하는데, 짧지만 강바람을 맞으며 눈부신 호반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이 인상적이다. 배가 도착하면, 자연과 호흡하듯 계곡·숲길을 따라 걸으며 절로 향하게 된다.
청평사는 고려 광종 때 창건된 사찰로, 내부에는 우리나라 서예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진락공 이자현비’와 ‘청평사 문수원장경비’가 남아 있다. 이암·탄연 스님의 뛰어난 글씨를 가까이서 볼 수 있어, 서예에 관심이 많다면 더욱 뜻깊은 장소다. 봄철에는 절 주변으로 벚꽃이 만개해, 오래된 전각들과 분홍빛 꽃잎이 어우러진 운치 있는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절 입구 인근에 있는 구성폭포(九聲瀑布)다. 약 7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이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고 전해질 만큼, 물줄기가 바위와 숲 사이를 부딪치며 빚어내는 소리는 묘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자연 속을 천천히 거닐다 보면, 산사의 고즈넉함과 봄꽃의 화사함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
강촌레일바이크, 옛 기차길 따라 벚꽃 터널
춘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명소는 강촌레일바이크다. 폐선된 경춘선 기차길을 활용해 만들어진 이 코스는 북한강 변을 따라 달리며, 드넓은 자연과 시원한 강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봄이 되면 철길 양옆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분홍빛 꽃터널을 통과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강촌레일파크에서 운영하는 경강 레일바이크 코스는 총 8km 길이로, 경강역을 출발해 느티나무 터널을 지나 북한강 철교를 건너, 자라목 쉼터에서 회차해 다시 경강역으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다. 왕복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며,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달릴 때 양옆으로 펼쳐지는 봄 풍경이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특히 철교 위를 달릴 때는 탁 트인 강변 전경과 벚꽃이 어우러져 영화 속 장면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종료 지점에 가까워지면, “벌써 끝났나?” 싶을 만큼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는 후기가 많을 정도로, 봄철 레일바이크는 가히 체험형 벚꽃 투어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춘천 봄여행, 꽃놀이와 호반 풍경을 한 번에
소양강과 북한강이 흐르는 춘천은 원래도 물빛이 아름다운 도시지만, 봄에는 만개한 벚꽃이 온 도시를 감싸며 로맨틱한 기운을 더한다. 청평사 주변의 사찰 풍경 속 꽃비, 강촌레일바이크 철길 위로 이어지는 분홍빛 터널 등은 사진으로 담아도 부족한 실제 감동을 준다.
꽃길을 걷고, 레일바이크를 타며, 강 너머 울려 퍼지는 폭포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면, 온몸이 봄의 기운으로 물드는 느낌이다. 이렇듯 철길과 전통 사찰, 폭포, 호수까지 함께하는 풍경은 어떤 형식의 여행도 충족시켜 줄 만큼 다양하고 매력적이다.
봄바람에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이번 주말 춘천 여행을 계획해보자. 걷는 게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벚꽃길 위에서, 계절이 빚어낸 청초한 풍경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