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단 하루, 어디로 가면 좋을까? 바다, 자연, 예술, 석양까지 다 누릴 수 있는 부산의 하루 코스를 추천한다. 느긋한 미술관 산책부터 해변에서의 감성 피크닉, 석양 아래 걷는 노을길까지. 짧지만 알찬 당일치기 우정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아래 다섯 곳을 따라 움직여 보자.
부산현대미술관

을숙도의 초입에 자리한 부산현대미술관은 ‘자연과 예술의 공존’을 주제로 삼는다.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데, 세계적인 식물학자이자 예술가인 패트릭 블랑이 설계한 수직정원은 175종의 식물 4만여 포트가 어우러진 거대한 녹색 벽이다. 내부 전시뿐 아니라 책그림섬, 옥상정원, 아카이브 공간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관람의 폭을 넓혔다.
미술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일부 특별전은 유료 운영된다. 관람 후에는 내부에 위치한 ‘토피오커피’에서 전시의 여운을 천천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을숙도 철새공원 피크닉광장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는 ‘을숙도 철새공원 피크닉광장’이 있다. 낙동강 하류의 생태보호구역인 이곳은 철새들의 서식지로 지정돼 있으며, 사계절 풍경이 다채롭다. 봄에는 벚꽃과 이팝나무, 가을에는 물억새와 팜파스그래스가 공원을 장식한다.
야외 테이블과 흔들의자, 쉼터가 곳곳에 배치돼 있어 따로 준비 없이도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간단한 도시락과 텀블러 하나면, 여유로운 시간이 완성된다.
아미산전망대
다음 목적지는 낙동강과 남해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아미산전망대다. 이곳에서는 천연 모래섬, 강 하구를 따라 비행하는 철새들, 그리고 붉게 타오르는 석양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석양 무렵의 풍경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사진 한 장에 오랫동안 간직될 추억을 담아준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운영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다. 마지막 입장은 17:00이므로 노을 관람을 계획한다면 시간을 맞춰 방문해야 한다.
다대포 해수욕장
아미산전망대 인근의 다대포 해수욕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노을 명소다. 수심이 얕고 바닥이 부드러워 맨발로 걸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일몰이 가까워질수록 붉은 빛으로 물드는 해변은 하루의 마무리를 위한 최적의 장소다.
친구와 나란히 파도를 따라 걷다 보면, 대화보다 더 진한 감정을 나눌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한 날엔 가볍게 발을 담그는 것도 가능하다.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해가 지고 나면,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가 그 밤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세계 최대 바닥형 음악 분수로 기네스에 등재된 이곳은 높이 55m의 물기둥과 음악, 조명이 어우러진 야경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올해는 4월 25일부터 운영이 시작된다.
음악분수는 봄·여름에는 20시와 21시에 각각 20분씩, 가을에는 19시 30분과 20시 30분에 운영된다. 체험분수도 시간대별로 제공되며, 가족 단위는 물론 친구끼리 방문하기에도 제격이다.
부산의 서쪽 끝에서 만나는 이 다섯 곳은 하루라는 시간을 알차게 채우기에 충분하다. 감성적인 전시와 자연 속 피크닉, 탁 트인 전망과 세계적인 야경까지. 친구와 함께하는 부산 여행이라면, 이 코스를 따라 걸어보자. 더 이상 ‘하루는 짧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