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순매원, 구례 산수유 마을, 경주 대릉원 목련, 제주 녹산로·성산·서우봉, 서귀포 예래 생태공원, 대전 카이스트 수양 벚꽃, 서산 유기방 가옥, 부천 원미산 진달래 등. 3월이면 전국 곳곳이 다채로운 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매화와 벚꽃, 수선화와 유채 등 다양한 꽃들이 앞다퉈 피어나는 풍경은 짧아 더욱 소중하다.
멀리 떠나기 힘들다면 가까운 도시나 교외의 꽃 명소부터, 좀 더 여유롭다면 제주나 남녘까지 발길을 옮겨보자. 봄바람을 타고 찾아온 달콤한 꽃내음과 환상적인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3월 여행지 10곳을 소개한다.
양산 순매원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원리 1134 일대에 자리한 순매원은 매화로 유명한 사유지다. 강가를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가 장관을 이루며, 바로 옆으로는 철길과 낙동강이 펼쳐진다. 매화 꽃잎 사이로 지나가는 기차를 포착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진 애호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사유지이므로 해마다 개방 여부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방문 전에는 현지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순매원 주변은 주차 시설이 간소하나, 행사 기간 전후로 임시 주차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주변에는 원동역과 원동매화축제 장소가 가까워 가벼운 나들이 코스로도 좋다.
구례 산수유 마을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일대의 산수유 마을은 노란 산수유꽃으로 물드는 대표적인 봄 명소다. 지리산 자락 아래로 다채로운 풍경이 어우러지며, 마을 곳곳을 산책하듯 걸으며 산수유 군락을 즐길 수 있다.
마을 안에는 산수유 관련 기념품을 파는 작은 가게나 전통 찻집도 있어 잠시 쉬어 가기 좋다. 봄 기운이 완연해지는 시기면 행사와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데, 공식 일정은 방문 전 구례군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산수유 꽃길을 걷다가 지리산이나 섬진강 근처의 여행지도 함께 둘러보면 알찬 봄 일정이 완성된다.
경주 대릉원 목련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39 일대에 위치한 대릉원은 신라시대 무덤들이 모여 있는 거대한 고분 공원으로, 봄이면 곳곳에 피는 꽃이 공간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한층 돋운다. 특히 대릉원 내부에 자리한 오래된 목련나무는 3월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손꼽힌다.
목련이 피어날 때면 커다란 꽃잎이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근처에는 산수유나 매화 등이 함께 어우러져 봄 기운을 더한다. 공원 내 입장료가 있으며, 운영 시간은 대체로 저녁까지 연장되므로 낮과 밤의 풍경이 각기 다르다. 평일에는 비교적 한적해 사진 촬영하기에도 좋다.
제주 녹산로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의 녹산로는 3월이면 유채와 벚꽃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국내 유일무이한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유채꽃이 가득 피어나는 들판 뒤로 연분홍 벚꽃 터널이 이어지는 길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녹산로는 길이가 꽤 긴 편이며, 중간중간 차를 세울 수 있는 작은 공간들이 있어 사진 찍기에도 편리하다. 가시리 마을에는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이 있어, 유채꽃 드라이브를 즐긴 후 잠시 쉬어갈 만하다.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벚꽃잎이 유채꽃 위로 내려앉는 모습은 봄날 제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제주 성산 유채꽃 재배 단지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63 일대에는 드넓은 유채꽃 재배 단지가 펼쳐져 있다. 차로 이동 시 ‘성산 유채꽃 단지’ 또는 ‘고성리 유채밭’을 검색하면 찾아가기 쉽다. 탁 트인 노랑 들판 너머로 성산 일출봉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일품이다.
입장료나 주차비는 일반적으로 없지만, 현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가급적 현장 안내문을 확인하자. 꽃길 주변에 포토존이 조성되기도 해 봄 감성을 만끽하기 좋다. 성산 일출봉을 등반한 뒤 이곳 유채밭을 둘러보면, 오름과 바다를 연달아 만나는 제주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함덕 해변 서우봉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250-2 일대의 함덕 해변은 이미 유명 관광지지만, 3월이면 서우봉 기슭에 유채꽃이 만개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서우봉으로 오르는 길에 군데군데 꽃밭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며 사진 찍기에도 좋다. 해변 주변에는 커피 전문점과 맛집이 많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쉽고, 날씨가 맑다면 함덕의 투명한 바다색과 찬란한 노랑 유채의 조화가 더욱 도드라진다. 따로 입장료는 없으며, 서우봉 주차장도 비교적 편리한 편이다.
제주 서귀포 예래 생태공원
서귀포시 상예동 793-1 일대에 있는 예래 생태공원은 소박하면서도 벚꽃 풍경이 인상적인 숨은 명소다. 3월 하순쯤이면 벚꽃이 피어나고, 일부 구간에는 유채꽃도 함께 볼 수 있어 일대가 핑크와 노랑으로 물든다.
생태공원 산책로는 크게 어렵지 않아 가족 단위로 천천히 걸어보기 좋다. 근처엔 작은 하천과 숲길이 있어 시원한 공기 속에서 봄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은 아니어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벚꽃 감상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제주 서귀포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체험하면서, 봄철 한적한 벚꽃길까지 누릴 수 있다.
대전 카이스트 수양 벚꽃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학로 291에 위치한 카이스트 본원 정문 인근에는 수양 벚꽃 두 그루가 봄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일반 벚꽃보다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아 3월 말이면 분홍빛 가지가 물결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정문으로 들어가 약간 걸어가면 보이는 다리를 건너 왼편에 이 수양 벚꽃이 자리해 있다. 나무 아래에 연못이 있어 벚꽃이 물에 비치는 모습도 운치 있다. 캠퍼스 방문 시 주차가 가능하지만, 학내 규정과 행사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캠퍼스 내에는 봄철 함께 즐길 수 있는 목련과 소박한 산수유나무들도 있으니 가볍게 산책하기에 제격이다.
서산 유기방 가옥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2-10에 있는 유기방 가옥은 수선화 명소로 유명하다. 고즈넉한 기와집 주변으로 노란 수선화가 군락을 이뤄 3월 말부터 4월 초쯤 화사한 봄 분위기를 만든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수선화 장관을 볼 수 있어 아깝지 않다.
오랜 전통을 간직한 가옥과 수선화 풍경이 어우러지며, 작은 연못이나 고택 마당에서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언덕을 따라 피어난 수선화 군락은 햇볕을 머금으면 더욱 화려하게 빛난다. 주변에 서산마애삼존불이나 해미읍성 같은 관광지도 있어, 하루 코스로 함께 둘러보면 알차게 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부천 원미산 진달래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 산21-1에 위치한 원미산은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진달래 명소다.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무렵이면 분홍빛 진달래가 활짝 피어 산 전체를 화사하게 물들이며, 짧은 등산로를 따라 진달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산책하듯 오르기 좋은 코스이므로 가벼운 운동화 차림이면 충분하다. 부천 종합운동장역이 인근에 있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수월하다. 때론 시에서 축제나 행사를 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홍보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면 좋다. 정상부나 전망대에서는 부천 시내가 내려다보이면서 분홍빛 진달래 풍경이 더욱 돋보인다.
이처럼 전국의 3월은 매화, 벚꽃, 유채, 진달래, 수선화 등 한 해 중 가장 다채로운 봄꽃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시기다. 온기가 감도는 봄바람을 타고 꽃구경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오늘 소개한 10곳 중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다면, 날짜를 잘 맞춰 방문해보자.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환하게 피어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