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비가 오는 날, 잔뜩 꿉꿉한 기운에 밖을 나서기가 꺼려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루를 집에서만 보내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사람들을 위해, 자연을 느끼면서도 실내에서 놀 수 있는 코스와 사진 명소·감성 숙소·독특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엄선해 소개한다.
비오는 날 추천되는 장소들은 대부분 대중교통 이용이 편하거나, 주차가 가능해 빗물에 젖을 걱정이 적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 누구와 함께 떠나도 좋으니, 우중(雨中) 데이트를 평소보다 색다르게 즐기길 원한다면 이번 정보를 놓치지 않아도 된다.
컬러풀뮤지엄

인사동의 대표 체험형 미술 전시로 꼽히는 컬러풀뮤지엄은 색채를 테마로 한 다양한 공간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해준다. 미끄럼틀과 볼풀장처럼 아기자기한 놀이시설과 함께, SNS 감성샷을 남기기 좋은 설치물이 30여 종 준비돼 있다.
비 오는 날에는 밖이 흐릿해 더욱 실내에서 색감이 돋보이는데, 인사동 거리와 바로 이어지니 돌아다니기에도 편리하다. 근처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 LP 콘셉트 카페 ‘뮤직컴플렉스’에서 빗소리를 배경으로 추억의 음악을 들어봐도 좋고, 인근 샤브샤브 전문점 ‘온천집’에서 따뜻한 국물을 맛보는 코스도 인기가 많다.
숲속한방랜드
신촌역에서 버스 7024번을 타고 종점에 내리면 만날 수 있는 숲속한방랜드는 찜질방과 한방 스파가 결합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숯가마·열탕·한방 스파 등이 함께 마련돼 비 내리는 날에 몸을 훈훈하게 녹이기 좋다.
특히 ‘꽃탕’이라는 고온 숯가마는 양말 착용이 필수이므로 깜빡 잊지 않도록 주의한다. 매점에서는 직접 장작불에 고구마나 감자를 구울 수 있는 작은 화로가 인기고, 식당에서는 삼겹살이나 오리고기 등 든든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신촌역 ‘전주파전’이나 다양한 민속주점이 가까워, 찜질방 데이트 후 곧장 파전 한 잔 기울이며 하루 코스를 깔끔히 마무리할 수도 있다.
서울식물원
강서구 마곡지구에 자리 잡은 서울식물원은 비 오는 날에도 넓은 실내 온실 덕분에 쾌적하게 돌아볼 수 있다. 탁 트인 온실 내부는 계절마다 기획 전시나 이벤트를 열어, 평소보다 색다른 식물들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4층에는 휴게공간과 음식점·카페가 있어 폭우가 쏟아져도 한 건물 안에서 다 해결 가능하다. 흐린 날씨에도 야외 산책이 가능하면, 식물원의 야외 정원에서 한껏 진해진 풀 내음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비가 번거롭다면 바로 옆 마곡나루역 인근 ‘극락전’ 같은 감성 주점이나 연포탕 맛집 등을 더해 하루 코스를 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빛의 시어터
광진구 워커힐로에 자리한 빛의 시어터는 초대형 미디어 아트 전시로 유명하다. 실내 공간 전체가 거대한 화면으로 뒤덮이며, 색다른 조명과 배경음악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료 셔틀버스가 광나루역·강변역에서 운행되므로, 비 오는 날 차량 없이 방문하기도 편하다. 전시 장소로 이동하는 통로가 모두 실내라 우산을 거의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시 관람 후 워커힐 주변 ‘나무호텔’ 같은 감성 숙소에 들러 비 내리는 풍경을 누리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해 강변역·광나루역 주변 맛집을 탐방하는 코스를 짜도 좋다.
송파책박물관
책을 테마로 만든 공립 박물관이 송파역 인근에 자리해 있는데, 바로 송파책박물관이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조용하고 청결한 실내에서 독서를 즐기거나 전시를 둘러보기에 제격이다.
지하 1층에서 2층까지 구성이 알차고, 1층은 높은 층고 덕분에 공간감이 뛰어나다. 전시실에서는 옛 책이나 송파의 역사 관련 자료 등을 소개하는데, 간혹 소규모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방문 후에는 가까운 오십오·디베르티티 같은 감성 레스토랑이나 다이닝 바에서 독서 이야기를 곁들여 데이트를 이어가면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비 오는 날 떠오르는 명소 중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코엑스 아쿠아리움이다. 상어, 해파리, 펭귄 등 다채로운 해양 생물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우중 데이트로도 가족 나들이로도 잘 어울린다.
코엑스 내부에 대형 서점·카페·음식점·영화관까지 모두 모여 있어, 몇 시간 정도는 빗속을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이어진다. 아쿠아리움에선 정해진 시간마다 인어공주 쇼나 펭귄 먹이 주기 이벤트가 열려, 아이 동반 방문에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비 오는 날에도 별다른 부담 없이 한 건물 안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싶다면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다.
서울스카이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는 국내 최상층 전망을 자랑한다. 123층에 오른 순간, 서울 전경이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비가 많이 오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완성된다.
전망대에서 직접 운영하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으니, 탁 트인 높이에서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한껏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건물 내부 통로로 롯데월드나 롯데타워 아쿠아리움까지 바로 이동이 가능하므로, 우산 없이도 다양하게 즐길 장소가 많은 것이 장점이다. 잠실역 인근에는 드로잉 카페나 다양한 체험 시설도 있어, 하루를 알차게 마무리할 만한 선택지 역시 풍부하다.
넷플릭스 앤 칠
마포구 홍대 인근에 위치한 프라이빗 시네마 공간 ‘넷플릭스 앤 칠’은 120인치 대형 스크린과 사운드 시설을 4시간 단위로 대여해 영화관을 통째로 빌린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다. 음료나 음식을 직접 가져올 수 있어, 비 내리는 날 밖을 나가지 않고도 편하게 즐기는 데이트가 가능하다.
소규모 모임이나 친구, 더블데이트 형태로도 좋아서 비 오는 날 모임 장소로 각광받는다. 빗소리를 배경 삼아 추억의 영화를 정주행하거나, 가벼운 맥주나 피자를 곁들이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상수역에서 도보 거리에 셀프사진관이 여러 곳 있어, 보기 드문 우중 셀카를 남길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더현대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대형 복합 쇼핑몰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편집숍·카페·전시 공간이 모두 모여 있어, 한 번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게 된다. 통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실내 정원이 조성된 ‘사운드 포레스트’ 덕분에, 비가 오는 날에도 마치 야외에 있는 것처럼 개방감이 뛰어나다.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선 팝업스토어·체험 이벤트가 상시 열려 볼거리가 풍부하고, 6층 이상의 레스토랑들은 한국식부터 이탈리아식, 이색 다이닝까지 폭넓게 준비돼 있다. 쇼핑을 좋아한다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시간이 모자란다는 후기가 많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여의도역이나 IFC몰까지 연결 동선이 편하니 우산을 쓰지 않고도 추가 코스를 즐길 수 있다.
비 오는 날마다 무작정 집에 머무르기보다,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실내 공간을 계획해보면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외출하기 망설여지는 날씨라고 해서 맑을 때보다 덜 즐거운 것은 아니다.
서울 곳곳에는 놀이와 휴식, 전시와 체험이 가능한 실내 명소가 즐비하고, 교통도 대체로 편리해 바깥활동이 쉽지 않은 날씨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렇듯 비가 내리는 서울에도 의외로 ‘핫플’이 많으니, 이번 주말에 직접 체험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