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꽃구경에 지루함을 느낀 이들에게 올해는 색다른 선택지가 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정원 행사들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획과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공간에서 도시와 자연, 사람을 잇는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올봄부터 가을까지, 전국 21개 지역에서 정원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축제들이 이어진다. 5월 초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전시, 산업전,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정원문화를 일상으로 확장하고, 지역 특색을 살린 체험형 콘텐츠에 중점을 두었다. 정원을 단순한 볼거리가 아닌 삶의 일부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전남 장성 황룡강에서 열리는 ‘전남 정원페스티벌’이 있다. 5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며, 강변을 따라 다채로운 테마정원이 펼쳐진다.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인기 행사로,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와 접목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다.
같은 기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5회 전주정원산업박람회’가 개최된다. 전주만의 감성과 조경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정원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작품과 함께 최신 정원소품 전시도 진행된다. 다양한 부대행사와 체험 부스도 마련돼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다.
서울에서는 보라매공원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다. 5월 23일부터 10월 20일까지 장기간 진행되며, 도심 속 자연과 정원이 조화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다양한 국제 작가들의 작품과 시민참여형 정원들이 전시된다. 여름철에는 야간 개장도 예정되어 있어,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새로운 힐링 명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경남 진주 초전공원은 6월 13일부터 22일까지 ‘2025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한다. 국내 106개 업체가 참가해 첨단 정원소재와 기술을 선보이는 대규모 박람회다. 이곳에서는 정원자재 전시뿐만 아니라 정원 꾸미기 체험, 정원디자인 경연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여서 조경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방문객들도 관심을 보인다.
경기 평택 농업생태원에서는 ‘제13회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평소에도 다양한 농업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이 기간에는 특별 정원전시와 체험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 ‘생태’, ‘도시농업’, ‘힐링’을 키워드로 한 정원이 조성돼,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도 기대를 모은다.
마지막으로 대구 금호강 하중도에서는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대구정원박람회’가 개최된다. 도시 하천과 정원의 조화를 주제로 새로운 형태의 친환경 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금호강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연계해,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친환경 문화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올해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규모의 정원 축제들이 열린다. 순천만국가정원, 태화강국가정원, 세종호수공원 등 기존 유명 정원들도 봄꽃축제와 여름철 야간정원 프로그램을 통해 새단장을 마쳤다. 각 지역별로 가족, 연인, 친구 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체험형 프로그램도 꾸준히 추가되고 있어, 일정에 맞춰 다양한 스타일의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정원문화는 단순히 꽃을 심는 차원을 넘어섰다. 치유, 문화, 산업 등 다양한 주제를 반영한 정원행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정원이 특별한 장소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 공간이 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민 삶에 풍요로움을 더하는 체험형 정원문화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길지 않은 봄과 가을,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싶다면 올해는 전국 정원 축제 일정을 눈여겨보자. 자연과 사람이 만나 완성된 공간에서 여유로운 산책과 특별한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