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치킨은 세계적으로도 그 맛을 인정받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바삭한 튀김옷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치킨은 외국인들에게도 한국 여행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로 꼽히곤 하죠. 하지만, 한국 치킨계에도 실패한 메뉴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외국인조차 고개를 젓게 만든 ‘실패한 치킨 메뉴’ 3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1. 페리카나 – MR.김치킨
페리카나는 ‘MR.김치킨’이라는 이름으로 김치와 치킨을 결합한 신박한 메뉴를 선보였어요. 김치는 한국인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사랑받는 반찬이기에, 이를 치킨에 더하면 새로운 맛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죠. 프라이드 치킨에 볶음김치 맛의 양념을 가미하고, 볶음 김치와 주먹밥을 튀긴 ‘한입튀김밥’까지 구성된 이 메뉴는 꽤나 신선한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결과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새콤달콤하고 개운한 맛이 조화를 이루기보다는, 오히려 각각의 맛이 따로 논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어요. 간이 너무 세고 맛이 복잡해서 오히려 먹기 부담스러웠다는 의견이 많았죠. 결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메뉴판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2. 멕시카나 – 후르츠 치킨
2015년 여름, 멕시카나는 ‘후르츠 치킨’이라는 과일 맛 치킨을 출시했어요. 이름만 들어도 이색적인 이 메뉴는 ‘바나바나 바나치킨’, ‘베리베리 딸기 치킨’, ‘메롱메롱 메론치킨’이라는 세 가지 맛으로 구성되었어요. 각각 바나나킥, 딸기우유, 메론바와 비슷한 맛의 시즈닝이 뿌려진 치킨이었죠. 이 세 가지 치킨을 모두 포함한 세트 메뉴도 출시되었고, 그 구성과 색감 덕분에 ‘신호등 치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과일과 치킨의 만남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는 않았어요. 과일 향이 지나치게 강하고, 전통적인 치킨 맛과는 너무 달라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죠. SNS를 통해 이색적인 맛으로 화제가 되긴 했지만, 결국 ‘치킨계의 사탄’이라는 별명만 남기고 6개월 만에 조용히 단종되고 말았습니다. 과일 맛 제품이 인기를 끌던 시기에 출시되었지만, 치킨과 과일의 조합은 너무 이질적이었던 거죠.
3. 투존 치킨 – 청포도 봉봉
여름철 과일인 청포도를 활용해 투존 치킨은 ‘청포도 봉봉’이라는 신메뉴를 내놓았어요. 바삭한 후라이드 치킨에 새콤달콤한 청포도 소스와 실제 청포도를 뿌려, 청포도의 톡톡 튀는 식감과 치킨의 바삭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조합이었죠. 유명 먹방 유튜버들이 시식 영상을 올리며 입소문을 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청포도 소스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요. “치킨에 소스를 부으니 마치 새콤한 과일 소스를 곁들인 탕수육 같다”는 혹평과 함께, 청포도의 신선한 맛이 아닌 달짝지근한 시럽 같은 느낌이 강하다는 의견이 많았죠. 결국, 청포도 치킨도 잠시 화제성을 얻었을 뿐 장기적인 사랑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왜 이런 실험적인 메뉴들이 나올까?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은 치킨 메뉴들이 왜 계속해서 출시되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음식 유행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20-30대가 주로 사용하는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서의 화제성이 업계의 주요한 화두가 되면서 독특한 메뉴 개발이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해요. 즉, 이색적인 메뉴를 통해 짧게라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죠.
오늘 소개해드린 메뉴들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이런 실험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치킨 메뉴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패도 경험의 일부분, 언제나 맛있는 치킨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치킨 업계의 노력에 응원을 보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