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도시로 손꼽히는 안동은 곳곳에 전통이 살아 있고, 자연 풍광이 아름다워 사계절 내내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낙동강을 따라 펼쳐지는 운치는 다른 지역에서 느끼기 어려운 특별함이 있다. 밤이면 다리에 비치는 달빛이 매혹적인 월영교를 시작으로 예술의 흔적이 깃든 예끼마을과 물 위를 걷는 기분이 드는 선성수상길, 그리고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하회마을까지 하나하나 둘러보며 안동의 매력을 만끽 할 수 있다.
월영교, 낙동강에 비치는 아름다운 달빛
안동시 상아동 596 일대에 자리한 월영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독보적인 경관을 자랑한다. 이름 그대로 달(月)과 그림자(影)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따온 이 다리는 밤이면 조명이 켜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중앙에 위치한 월영정이라는 정자에 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강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느릿하게 걷다가 달 모양의 문보트를 타보면 더욱 로맨틱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보트 한 대에 최대 3인까지 탑승 가능하며, 30분 이용 요금은 28,000원이다. 낙동강을 따라 잔잔히 움직이다 보면 어둠과 불빛이 교차하는 풍경이 서서히 마음을 물들이는 듯했다.
예끼마을, 예술의 숨결이 깃든 동네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에 위치한 예끼마을은 예술의 끼가 넘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면 주민들이 이주해 정착하며 생겨났고, 마을 곳곳에 아기자기한 벽화와 예술 작품이 자리 잡고 있다. 빈 건물들을 갤러리처럼 꾸며 누구나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어 조용히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마을에선 호수 풍광도 빼놓을 수 없다. 안동호의 드넓은 물결이 잔잔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어 풍경 사진을 찍기에 좋다. 한적한 골목을 거닐며 전시를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선성수상길, 물 위에서 즐기는 이색 체험
예끼마을과 호반자연휴양림을 연결하는 선성수상길은 안동호에 설치된 길이 약 1km의 부교 형태로, 걸을 때마다 물결에 따라 흔들리는 느낌이 새롭다. 이곳은 과거 예안면이라는 마을이 있던 곳으로, 안동호 조성 당시 수몰된 옛 시간을 담은 추억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평지 위를 걷듯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고, 약 40분이면 여유롭게 왕복이 가능하다. 사방을 둘러봐도 탁 트인 호수 전망이 펼쳐지며, 간혹 산들바람이 불 때면 파도 소리마저 운치 있게 들린다. 정신없이 일상을 보낸 이들이라면 가벼운 힐링을 만끽하기 좋은 장소다.
하회마을, 600년 역사가 살아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186 일대에 자리한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대대로 살아온 전형적인 동성마을로, 그 보존 상태가 뛰어나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마을 이름인 하회는 낙동강이 S자 곡선을 그리며 마을을 감싸 흐르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마을에 들어서면 양진당, 충효당, 북촌댁 등 유서 깊은 고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초가와 기와가 어우러진 전통 가옥들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하회탈과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전통 문화유산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어 안동의 역사와 전통을 알고 싶다면 꼭 들러볼 만한 명소다.
안동은 옛 문화를 온전히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볼거리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달빛 아래에서 바라보는 월영교의 풍경부터 예술적 감수성이 넘치는 예끼마을과 선성수상길, 그리고 600여 년의 전통을 간직한 하회마을까지 둘러보면 안동이 왜 우리나라 대표 여행지인지 실감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