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가운데서도 봄기운을 듬뿍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역사 깊은 서울 봉은사에서는 매년 이른 봄, 홍매화가 빨갛게 꽃망울을 터뜨리며 사찰을 한층 더 아름답게 물들이는데요. 전통 사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화사한 봄꽃이 조화를 이뤄 도심 속 특별한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입니다.

봉은사는 서울 강남구에 자리해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가까우며, 주변의 높다란 빌딩 숲을 배경 삼아 전통 가람을 마주하게 되니 그 모습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강남 특유의 번화함과 달리, 사찰 경내는 한 걸음 들어서는 순간부터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이곳의 홍매화는 2월 말부터 3월 중순 사이에 피어나며, 따뜻한 해가 들면 금세 절정에 이르곤 합니다. 기와지붕과 단청 장식 사이로 붉게 피어난 매화는 매해 사진가들과 여행객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은은하면서도 짙은 향이 특징이라, 가지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살포시 풍기는 꽃내음을 느낄 수 있어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기 좋습니다.
홍매화와 더불어 수양 백매도 함께 피어나는데, 흰색 꽃이 아래로 길게 늘어져 독특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붉은 매화와 어우러지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경내를 천천히 걸으며, 서로 다른 빛깔의 봄꽃을 조화롭게 감상해보세요.
봉은사 내부에서는 곳곳에서 연등을 볼 수 있습니다. 사찰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도, 형형색색의 등이 전해주는 밝고 포근한 느낌은 누구나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매력입니다. 연등은 소원을 담아 걸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줍니다.
봉은사의 상징 중 하나로는 높이 23m가 넘는 해수관음상이 있습니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어느새 두 손을 모으게 될 만큼 웅장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죠. 해수관음상 주변은 탁 트여 있어 사색을 즐기기에 좋으며, 햇살이 따사로운 시간대에 방문하면 더욱 은은한 빛에 둘러싸인 관음상을 볼 수 있습니다.
사찰 건물인 영각 주변은 홍매화가 유독 화사하게 피어나는 사진 명소입니다. 불교 건축물과 붉은 매화가 어우러진 장면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 서면 고요한 정취와 함께 평온함이 느껴져, 마음까지 봄 기운으로 가득해집니다.
봉은사 입구 인근에서는 노란 산수유꽃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개화하는 꽃 중 하나로, 선명한 노란색이 경내 분위기를 더욱 환하게 밝힙니다. 서래원 공양간에서는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채식 위주로 구성된 사찰음식을 맛보며 몸과 마음을 함께 편안히 달래기에도 좋습니다.
차량 이용 시 봉은사 앞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지만, 방문객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혼잡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접근이 편리하므로, 편안하게 전철을 이용하는 편을 권합니다. 입장료가 따로 없고 사찰은 이른 새벽부터 밤까지 개방되어 있어, 여유로운 시간대를 골라 들르는 것도 좋습니다.
인근으로는 코엑스와 코엑스아쿠아리움, 그리고 고즈넉한 숲길을 품은 선정릉이 가까이에 자리해 있어 함께 들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코엑스몰 내부에는 규모가 큰 서점과 먹거리, 쇼핑 공간이 모여 있어, 전통과 현대의 분위기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강남 중심가에서 누리는 고풍스러운 사찰 풍경과, 봄꽃이 전해주는 화사함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 바로 봉은사입니다. 도심 속에서도 계절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고, 경내를 걸으며 따뜻한 봄기운과 깊은 여유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심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해마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홍매화의 자태가 아름다운 봉은사에 꼭 들러보세요.